강수민 [네가 살아가는 세상의 시간은 너무 빨라서]
널 만나기 전에는 몰랐어
그 작은 아이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는지
너와 너의 친구들이 어떻게 사고 팔리는지
너의 엄마 아빠는 누구인지 궁금해하지 않았어
흰눈이도 까맣게 잊고 있었어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권리로
너희를 마음대로 만들고 버리는 걸까
쉽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으니 버리는 것도 쉬운 걸까?
털이 많이 빠져서, 시끄러워서, 더 이상 귀엽지 않아서, 병에 걸려서
이런 게 한 생명을 저버릴 이유가 되는 세상에서
난 너무도 쉽게 너의 세상을 갖게 된 건 아닐까
늦게 알아서 미안해 또 다른 네가 생겨나는 걸 알지 못했어 미안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불편해하고 고쳐나가며 더 배우고 노력할게
그리고 너도 최고로 행복한 강아지로 만들어줄게
너 없으면 어떻게 살지 벌써부터 막막하지만,
아직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꽤 많으니까
네가 좋아하는 거 내가 좋아하는 거 하나하나 다 함께하며 그렇게 살자
우리 꼬질이
언니랑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줄 거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