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위 아지랑이가 필 정도로 날씨가 많이 더워졌다.
봄과 여름 사이에 걸쳐 애매하게 옷을 입던 사람들은 그제서야 반팔을 꺼내 입고 밖을 나섰다.
날씨 탓인지 지루하리만큼 익숙한 이 공간에서 벗어나 멀리 떠나고 싶었다. 시원한 바다, 드넓은 들판, 낯선 풍경으로 가득한 곳으로 말이다.
그런 따분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창밖에 풍경이 보였다.
모두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그들에게는 그곳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아, 지루하리만치 익숙한 곳에서도 맑은 날씨 아래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그들이 서있는 곳 어디든 행복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길로 사랑하는 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가 이 맑은 날씨 아래 함께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날씨가 제법 더워진 듯해요. 그대는 어디서 무얼 하는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