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정 [허윤정 거문고 더늠]
더늠은 판소리 명창들에 의해 새로 만들어지거나 다듬어져 이루어진 판소리 대목을 일컫는 말이다. 판소리 창자들은 오랫동안 수련해 명창이 되면 각자의 개성에 따라 소리를 바꾸어 부르게 되는데, 이때 새로 소리를 짜서 사설과 음악적 표현을 원래의 판소리에 추가한 것이 후세에 전해져 그 창자만의 독특한 더늠이 된다.
허윤정의 두 번째 거문고 독집 음반 ‘더늠’은 한갑득류 거문고산조와 새로운 전통이 더욱 풍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성한 세 곡을 통해 허윤정의 거문고 더늠을 나누고자 기획되었다. 민속음악에 대한 젊은 명인 허윤정의 경외심과 동경, 그리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다.
1~6. 한갑득流 거문고산조
거문고 허윤정 / 장구 이태백
산조散調는 남도소리의 시나위 가락을 장단長短이라는 틀에 넣어서 연주하는 기악독주 음악이다.
거문고산조는 1896년(고종 33)에 당시 20세였던 백낙준(1876~1930)이 처음으로 연주했고 54세로 타계할 때까지 세 명의 제자를 길렀으니, 김종기, 신쾌동, 박석기가 그들이다. 한갑득은 1937년 박석기 문하에 들어가 거문고산조를 사사하였는데 1945년 해방 이후 거문고산조는 신쾌동류와 한갑득류로 전승의 기틀이 잡혀 현재에까지 이른다.
한갑득류 거문고산조는 기교적이고 화려하진 않지만 판소리 성음을 거문고에 얹은 듯 담담하면서도 맛깔스러운 가락과 다양한 조변화의 구성이 일품이며 특히 섬세하면서 애절한 계면조의 성음은 연주자의 음악적 깊이와 내공을 요한다. 느린 진양조 장단에서 시작하여 중모리, 엇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로 점차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산조의 특성으로 음반에는 총 70여분의 긴 산조 중 우조, 평조, 계면조 가락을 변화있게 구성한 27분 가량의 산조가 수록되었다.
7. 인당, 청의 바다
구성: 허윤정
거문고: 허윤정 / 판소리, 징: 유태평양 / 소리북: 김태영
판소리 심청가 중 효녀 심청이 눈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이 팔려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을 거문고와 판소리, 소리북으로 재구성하였다. 선인들을 따라 배를 타고 바다로 가는 “범피중류”와 “물에 빠지는 대목”은 심청가의 백미로 꼽히는 눈대목이다. 평조길과 진양조 장단으로 짜여진 “범피중류”는 죽음을 앞둔 슬픔의 감정이 내면에 승화되어 있고 뒤이어 인당수에 도착하는 장면인 ‘엇모리’와 북을 울리며 시작하는 ‘자진모리’ 대목은 심청이 물에 빠지는 긴박하고 극적인 순간을 빠른 장단 붙임새로 표현하고 있다. ‘인당, 청의 바다’는 마치 오페라의 한 장면처럼 거문고의 타악기적인 특성과 저음의 중후한 사운드가 판소리와 소리북의 화려한 장단을 넘나들며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심청의 극적인 상황을 역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8. 제비 날다
구성: 허윤정
거문고: 허윤정 / 해금: 김성아 / 장구, 소리: 김태영
가야금병창 ‘제비노정기’는 판소리 흥보가의 한 대목에서 나온 것으로, 흥보에 의해 목숨을 건진 제비가 자신의 고향으로 갔다가 은혜를 갚기 위해 다시 흥보의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노래한 곡이다. 가야금병창이 주는 화사함과 경쾌함이 돋보이는 명곡으로 ‘제비 날다’는 가야금병창 ‘제비노정기’를 거문고와 해금, 그리고 노래가 함께하는 삼중주의 독특한 편성으로 구성하였다. 거문고와 해금이 원곡인 가야금 선율과 노래 선율을 넘나들며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고 거문고와 해금이 즉흥연주를 하며 노래와 대화하는 등 기존의 곡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하였다.
9. 우도 검鼓
구성: 허윤정
거문고: 허윤정 / 장구: 김태영
우도 검鼓는 거문고를 타악기화하여 장단놀음을 하는 곡으로 호남 우도풍물 가락 중 오채질굿, 우질굿, 좌질굿, 풍류굿 등을 거문고 독주로 구성하였다. 옛날에는 한양에서 임금님이 내려 보시기에 호남의 왼쪽에 있는 지방을 좌도라고 하고 오른쪽에 있는 지방을 우도라고 불렀으며 호남지방의 넓은 평야를 중심으로 발달한 풍물을 호남 우도가락풍물이라고 한다. 좌도는 산간지방이 많은 탓에 풍물가락이 굳세고 빠른 반면 우도는 평야지방이 많아 장단이 여유롭고 변주가 많으며 화려한 기교가 잘 발달되어 있다. 검鼓는 거문고가 마치 장구처럼 화려한 우도가락을 연주하는데 빠르고 강렬한 거문고의 술대질이 리드미컬하게 표현되는 새로운 거문고 시나위이다.
구성, 거문고_ 허윤정 HEO Yoonjeong
장구_ 이태백 LEE Taebaek
해금_ 김성아 KIM Seonga
장구, 소리, 소리북_ 김태영 KIM Taeyeong
판소리, 징_ 유태평양 YU Taepyeongyang
[연주자 소개]
허윤정 (HEO Yoonjeong)
- 국가무형문화재 제16호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이수자
-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
- 정농악회, 아시아 금교류회 회원
- 앙상블 Black String 대표
- 북촌창우극장, 천차만별콘서트 음악감독
음반
- 블랙스트링 [Karma] (ACT, 2019)
- 블랙스트링 [Mask Dance] (ACT, 2016)
- [산조기행] (국악방송/유니버설, 2007)
- 허윤정 거문고 독주곡집 [일곱개의시선] (C&L Music, 2006)
- [젊은산조 II] (삼성나이세스, 1994)
수상
- 2018 영국 Sonlines Music Awards “Asia & Pacific” 최우수 앨범상 수상
- 2018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연주상 수상
- 2015 사야국악상
- 2014 이데일리 문화대상
- 2013 A Brand Personality Award (Asia Pacific Brands Foundation)
- 2009 KBS 국악대상 현악상
- 2008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표창
장구 이태백 (Janggu: LEE Taebaek)
- 목원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
- 국가무형문화재 제59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
해금 김성아 (Haegeum: KIM Seonga)
-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
-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 역임
장구, 소리, 소리북 김태영 (Janggu, Vocal, Soribuk (Pansori Drum): KIM Taeyeong)
-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 씻김굿 전수자
- 우리소리 ‘바라지’ 동인
판소리, 징 유태평양 (Pansori, Jing: YU Taepyeongyang)
-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장원
- 국립창극단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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