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미강 (MIKANG)의 두 번째 이야기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
2018년 어느 겨울 고슴도치 한 마리가 우리 집에 오게 됐다. 이름은 단밤이라고 지었다. 단밤이를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단밤이는 내가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가시를 삐죽삐죽 세워대서 도저히 만질 수가 없었다. 어떤 고슴도치는 평생 손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글에 심장이 쿵 내려앉기도 했다. 큰 맘 먹고 손을 가까이 가져가 보았지만 단밤이는 가시를 세우고서 허겁지겁 도망치기 바빴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천으로 만든 은신처에서 자고 있는 단밤이를 은신처째로 무릎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등으로 추정되는 곳에 손을 올리고 토닥토닥 두드렸다. 은신처가 방어막처럼 느껴진 건지 단밤이는 쿨쿨 잘 잤다. 난 매일매일 단밤이를 안고서 자장가를 흥얼거리거나 이름을 가만가만 불렀다.
그렇게 단밤이는 천천히 내 손에 익숙해져 갔다. 요즘은 내 손을 베고 자기도 하고 보송보송한 털이 난 턱을 만져도 화내지 않는다. 고슴도치는 야행성이라 밤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쳇바퀴를 타면서 노는데 그런 단밤이를 홈캠으로 지켜보고 있으면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은신처에서 얼굴이 쏙 나오고 기지개를 쭉쭉 켜고 밥그릇을 작은 발로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그 모습들을 보며 나는 자주 생각한다. 단밤이는 자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나.
단밤이를 향한 내 마음들을 모아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라는 곡을 만들었다. 사랑을 꾹꾹 눌러 담은 이 노래가 마음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기를 바라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