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그 존재의 쓸쓸함에 관한 노래. ‘칠보장 - 잊혀져가네’
어제, 오늘 그리고 다가올 내일, 흔적 없이 사라진, 또는 사라질 우리. 지금도 여전히 지구 밖에서 팽창하며 한없이 커지고 있는 우주의 관점에서 우리는 찰나의 순간을 잠시 반짝이며 살다 가는 먼지에 불과하다. 그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위해 우리는 끝없이 경쟁하고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며 또는 높다란 현실의 벽에 막혀 방황하는 ‘술래’가 되거나, 아니면 영원히 남들이 찾지 못할 어둠 속으로 숨어버린다.
‘잊혀져가네’란 곡은 지금 이순간에도 어둠 속으로 숨었거나 이름 없는 낙엽처럼 쓸쓸히 사라져간 이름 모를 누군가(어쩌면 우리 자신일지도 모르는)의 허무한 감정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밴드 칠보장의 멤버 전원은 같은 대학교 동아리 출신이다. 나이도 제각각 다르며 음악적 성향 역시 각자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베이스를 담당하는 정용욱은 드림시어터의 존 명의 열렬한 팬이며, 드러머 박종연은 팻 토피가 몸 담았던 미스터빅의 노래를 대학 시절 커버한 경험이 있다. 리드기타의 송영윤은 클래식 록 혹은 헤비메탈, 블루스 및 90년대 얼터너티브 음악을 좋아하고, 리듬 기타의 김해훈은 신스팝 음악에 경도되어 자신이 따로 하고 있는 밴드에서만큼은 적극적으로 신디사이저를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의 멤버들을 중재하고 있는 보컬 임준은 펄잼이나 사운드가든의 그런지 음악을 사랑하고 있으며, 특히나 에디 베더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사실 이렇게 쓰고 보니 성향이 제각각인 것 같지만, 록 음악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관심사로 똘똘 뭉쳐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팀이 잘 유지되어 온 게 아닌가 싶다. 또 이러한 다른 성향이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에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에서 주최한 ‘생애 첫 음원만들기’ 프로젝트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 소감 한마디 -
밴드를 결성한 지 3년이 좀 지났지만 공연을 시작한 것은 올해 여름부터였다. 8월 중순 무렵부터 공연장을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공연을 뛴 지 어언 4개월에 접어들고 있다. 짧은 활동 기간에 비하면 이번 ‘생애 첫 음원만들기’ 프로젝트 1위에 뽑힌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 대단한 성과이기도 해서 앞으로 우리가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좋은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의 음향시설의 혜택을 받아 음원을 녹음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무척 감사드린다. 이번 기회에 힘입어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밴드 칠보장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노래 제목처럼 ‘잊혀져’가면 안 되니 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