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e T, 2013년 봄, 우리에게 진짜 음악을 선물하다! [Blossom]
손과 가슴에서 만들어진 울림.오래 전 한 뮤지션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언젠가부터 곡 속에 기타 솔로 부분이 들리지 않는 거에요. 처음에는 그것이 참 이상하고 어색했어요. 왠지 곡의 중간에 기타 솔로가 나와야 완성된 음악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나 봐요' 늘씬한 걸 그룹과 훤칠한 아이돌들이 음악계를 점령한 지금, 위의 멘트를 다시 떠올려 보니, 거의 호랑이가 LP판 듣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낯설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곰곰 다시 생각해 본다. 하나의 곡이 만들어 지고, 가사가 붙어진 후, 사람들에게 전달될 때, 가장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형태는 무엇일까? 그것은 역시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연주와 살아 있는 보컬의 숨결이 합해진 소리일 것이다. 다시 '밴드' 음악으로 베이스, 드럼, 건반, 기타가 무대 위에 포진되어 연주가 이루어지고, 그 한 가운데 보컬이 서서 열정적으로 소리를 뿜어내는 장면. 대중 음악의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되는 이 모습을 TV 음악 프로그램에서 보지 못한 지 한참 된 듯 하다. 이상하다. 대중들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음악의 형태인데, 왜 그 모습을, 그 소리를 TV에서 자주 볼 수 없는 걸까? 어쩌면 지금 우리는 조용히 그 모습을, 그 소리를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편안한 느낌의 밴드가 만들어 내는 낯설지 않은 음악 - Grape T. 2013년 봄, 그 진짜 소리를 다시 들려 주고 싶어서, 그 진짜 무대를 다시 만들고 싶어서, 4명의 뮤지션들이 만났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손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음악을 만들어 냈다. 직접 곡을 쓰고, 가사를 만들며, 때로는 여러 가수들의 공연과 앨범에 참여해 왔던 싱어송라이터 도예은을 중심으로, 들국화 출신 관록의 베이시스트 민재현, 실력파 드러머 전영준, 떠오르는 신예 건반주자 박소영이 바로 그 4인방, 그리고 메인 멤버는 아니지만 세션으로 참여하여 출중한 연주력을 보여 준 기타리스트 정다운, 이성렬, 독특한 감각의 아코디어니스트 미미까지. 이 국내 최고의 세션들과 매력적인 음색의 보컬이 'Grape T'란 이름으로 모여 만들어 낸 곡들은 음악에 대한 우리의 그 아련한 그리움을 풀어내 줄 듯 하다. 첫 앨범 [Blossom]의 수록 곡 전부가 도예은을 주축으로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편곡한 곡들이라는 것도 밴드 'Grape T'의 음악적 역량과 애정을 반증한다. 밴드라는 말을 생각했을 때 헤드뱅잉으로 상징되는 헤비메탈 밴드나 난해한 재즈 연주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Grape T'의 음악은 낯설지 않은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로 우리에게 조용히 스며들어, 평단이나 매니아층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One Fine Day, 회전목마를 타고 비밀정원으로 앨범명 [Blossom]은 '꽃이 피다'라는 사전적 뜻을 가지고 있다. 봄이 되어 식물의 싹이 터져 나오는 신비로움과 같이, 멤버들은 그들의 음악이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는 비밀정원의 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Blossom]에 수록된 곡 중 10곡을 간략히 소개한다. "On Find Day" : 봄을 닮은 미디엄 템포의 곡이다. 나만 사랑해줄 좋은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풋풋한 맘이 밝게 전해진다. "눈물이 별 되어" : 2010년 MBC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 OST로 수록되어 대중들에게 익숙하다. 도입부 변박에 독백하는 여성 보컬의 낮은 음색과 중반부 강렬하게 치닫는 파워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락발라드곡. "비밀정원" : 세박자 곡으로 아코디언과 어쿠스틱 기타의 어우러짐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지쳐 잠들어 있던 작은 꿈들이 언젠 가는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희망을 노래했다. "파란밤" : 스스로 삶을 포기한 친구를 기억하며, 함께 해주지 못한 미안함을 표현했다. 그리고 지금 힘든 많은 사람들에게, 혼자 아파하지 말라고 전한다. "Goodbye Green" : 미디움 템포의 팝 넘버. 젊은 날의 싱그럽고 아름다운 시절이 빠르게 흘러가 아쉽지만, 아팠던 기억들은 모두 잊고, 계속 이어진 길을 걸어가겠다는 삶에 대한 애정을 노래했다.
"회전목마" : 사소한 오해와 다툼으로 시작하여 서로의 말이 들리지 않는, 가깝고도 먼 거리가 되어 버린 연인들의 모습을 노래했다. "Holic" : 무언가에 중독되지 않고는 살아가기 힘든 현대인들의 발버둥 치는 삶을 안타까워하며 만든 노래. "Another Day" : 피아노와 보컬로만으로 연주된 어쿠스틱 넘버. 피할 수 없는 이별이지만, 다른 사랑이 찾아 와도 나를 잊지 말아 달라는 마음을 노래했다. "그네" : 텅빈 놀이터 그네에 홀로 앉아 쉬려는 외로운 이들을 보듬어 주는 따스함이 담긴 곡. 몽환적 느낌의 연주가 인상적이다. "오늘. 우리" : 디스코풍으로 편곡한 밝고 경쾌한 느낌의 곡. 오늘, 우리가 함께 있는 것이 기쁘고 고맙다는 마음이 표현되어 있다. '멤버들이 함께 작업하는 시간이 좋다'라는 생각이 곡의 창작으로 연결되었다고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