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풍년! 로맨틱펀치 정규2집 [글램슬램]
'로맨틱펀치'가 3년 만에 정규음반을 들고 돌아왔다. 그 사이에 미니음반의 형식을 차용한 EP음반들은 간간히 만날 수 있었지만 역시나 정규음반이 주는 기대감은 남다른 것 같다. 그 간의 음반들을 발매하며 낭만자객, 팔색조 등의 많은 애칭을 얻어 온 '로맨틱펀치'는 이번 음반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뚜껑을 열어보니 '로맨틱펀치'의 정규2집 [Glam Slam]은 그야말로 먹을 것이 풍성한 잔치, 영어로 하면 'Party', 나아가서는 'Festival' 이다.
음반의 인트로에 해당하는 1번 트랙 "Electric Coma"에서는 전체적인 앨범의 콘셉트라고 할 수 있는 'People, Romance, Sexy, Feel Good' 라는 반복적인 메시지를 선보이며 전체적인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이어서 긴장이 채 풀리기 전에 흘러나오는 2번 트랙 "글램 슬램"은 '로맨틱펀치'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정통 하드록에 가까운 헤비한 음악이지만 위협적이라기보다는 음악에서조차 글램함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코드를 가지고 있는 곡이다. 국내 글램록의 독보적인 대부로 불리우는 밴드 'EVE'의 보컬리스트 김세헌이 목소리로 힘을 실어준 점도 인상적이다. 3번 트랙 "TGIF"는 ‘로맨틱펀치’만의 확고한 독창적인 색깔을 한 번 더 증명해 주는 트랙으로 보인다. 요즘 밴드 음악에서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신스 사운드에 '로맨틱펀치'만의 로큰롤이 결합되면 어떤 사운드가 나올까하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인 것 같다. 트랜디 성향의 음악에서도 완벽한 사운드를 구현해내는 동시에 로큰롤의 본질까지 놓치지 않았다. 평소, 야구 마니아로 소문난 멤버들의 재미난 가사도 인상적이다.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보컬리스트 '이원석'의 목소리도 함께해 듣는 재미를 한층 더한다. 그 다음 트랙, "Little Lady"는 록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록발라드 넘버이다. 공들인 스트링 사운드가 인상적이며 보컬의 격정적이고 능숙한 완급 조절이 감성적인 느낌을 더한다. 듣기 좋은 가사와 멜로디를 바탕으로 했지만 일반적인 대중가요의 발라드들과는 차별적으로 보컬이나 연주의 러프함을 놓치지 않고 표현했다.
5번 트랙 "아직은 아냐"는 'Beatles' 나 'Bob Dylan'의 그 것들이 연상되는 사운드로 멜로디에서는 올드팝적인 성향이 드러나 있지만 기타나 베이스, 드럼 등의 악기톤과 보이스의 톤 자체가 현대적으로 표현되어 상반되지만 자연스럽게 조화된 점이 눈에 띈다. 소소한 가사에서 느껴지는 쓸쓸한 감정을 잘 표현해 냈으며 곡의 후반부에 가스펠풍의 느낌으로 전환되며 절정의 느낌을 주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본격적으로 음반의 중후반으로 들어가는 6번 트랙 "Dream On" 은 반복적인 후렴구의 가사와 멜로디, 잘 정돈된 기타 연주들이 중독적인 느낌을 준다. 정리되어 있는 기타리프나 반복적인 기타음의 배열이 오히려 더 에너제틱하게 들리는 묘한 효과로 나타났다.
7번 트랙의 "사랑에 빠진 날"은 '로맨틱펀치'의 첫 번째 미니음반 [Romantic Punch]에 수록되어 있던 곡을 'Glam Slam Ver.' 으로 재편곡하여 수록하였다. 더 펑크해지고 더 스트레이트해진 느낌을 주었는데, 사운드 자체는 강렬해진 반면 새롭게 추가된 멜로디와 가사들로 인해 더욱 발랄해지고 상큼해졌다. 8번 트랙은 '로맨틱펀치'에게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매력이 될 "Still Alive"이다. 기존에 음반들을 통해서 그 간에 많은 색깔들과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또 하나의 새로운 모습인 "Still Alive"는 정제된 사운드에서도 가감 없이 드러나는 '로맨틱펀치'만의 감성을 표현했다. 어쩌면 약간은 지나치게 표현될 수 있는 음반 전체의 격정의 표현이 "Still Alive"의 8번 트랙을 지나면서 중심을 잃지 않는 균형이 잘 잡힌 음반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 다음, "Dr.스캔들"은 '로맨틱펀치'가 표방하는 1980년대 아메리칸 록큰롤 느낌에 가장 가까운 곡이다. 어디서나 스캔들을 몰고 다니는 참아주기 힘든 존재에 대한 경고를 위트 있게 표현했다. 10번 트랙 "어메이징"은 2012년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영웅전'의 OST에 수록되었던 곡을 리믹싱과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정규음반에 실었다. '마크 웹' 감독의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영감을 받았다. 마지막 트랙, "안녕, 잘 가!"는 어쿠스틱기타 반주로만 노래했다. 꽉 차지 않은 사운드가 오히려 역설적으로 더욱 격정적이고 절실한 느낌을 준다. 음반의 마지막을 정리하기에 적합한 곡이다.
'로맨틱펀치'는 정규 2집 음반 [Glam Slam] 에서도 여지없이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하드록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갈망을 품고 가는 동시에 록음악에 생소한 대중에게까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끈을 놓치지 않았다. 오랜만의 정규 음반 인만큼 완성도가 높게 평가되며 적절하게 배치된 트랙들의 완급 조절들이 한 곡 한 곡마다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낭만자객, 팔색조, 그리고 이제는 한층 더 성장한 농익은 로커들로 돌아온 '로맨틱펀치', 현재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로맨틱펀치'의 새 음반이 과연 록마니아들과 대중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까. 새롭게 보여줄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Glam Slam].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