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뚫고 들어오는 한줄기 '빛'처럼 환한 위로를 안기는 스탠딩에그의 정규 세 번째 앨범 [SHINE]
새로우면서도 여전한 그들의 음악. 데뷔한지 3년여 만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어쿠스틱 뮤지션으로 자리 잡은 스탠딩에그가 한결 깊어진 감수성과 그들의 장점인 대중적인 감각을 절묘하게 믹스한 정규 3집 앨범 [SHINE]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 [Shine]은 그동안 그들이 줄곧 선보였던 기존의 어쿠스틱 위주 사운드와는 다르게 브릿팝 사운드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그 변화는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음악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처럼 느껴진다. 스탠딩에그의 맑고 투명한 멜로디는 여전하고, 특유의 '아련한 감성'도 명불허전이기에 오히려 스탠딩에그가 늘 전해주던 감성들을 그저 조금 새로운 그릇에 담아낸 느낌이다. 안전하면서도 세련된 '진화'란 이런 것이 아닐까.
1. "runner's high" - 연인을 만나러 가는 이의 설레는 마음을 장거리 달리기 선수들이 극한을 뛰어넘을 때 느끼는 쾌감인 'runner's high'에 비유한 곡으로 지난 앨범의 "run away"보다 한층 더 세련된 사운드와 스탠딩에그 특유의 달콤한 가사가 귀를 사로잡는다. 첫 트랙부터 스탠딩에그 음악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곡.
2. "in my dream" - 이 곡은 스탠딩에그 표 결혼식 축가로 결혼식 전날 밤에 꾼 꿈속에서 십 년 뒤에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그 이야기를 결혼식에서 전하며 그 꿈 속에서의 모습처럼 십년 뒤에도 여전히 사랑하겠다고 고백하는 로맨틱한 가사와 80년대 모타운 사운드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따뜻함과 달콤함이 느껴진다. 이번 앨범 최고의 로맨틱 넘버.
3. "나 오늘따라" - 헤어짐을 긍정하려다가도 그 사람을 다시 한 번 붙잡고 싶어진다는 공감 백퍼센트의 가사와 록발라드의 작법과 브릿팝의 작법이 교묘하게 섞여있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절한 발라드 넘버로, 에그 2호의 덤덤한 듯 절제된 보컬과 기타리스트 고태영의 강렬한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져 애잔함을 배가시킨다.
4. "once again" - 스탠딩에그의 여러 객원보컬들 중 가장 스탠딩에그의 음악에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3rd coast의 한소현이 다시 한 번 객원보컬로 참여한 트랙으로 스탠딩에그의 곡들 중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곡이다. 달콤한 어쿠스틱 R&B 선율과 아련한 가사가 어우러져 한 번 더 따뜻하면서도 투명한 스탠딩에그 특유의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5. "있잖아 궁금해" - 2집 때부터 함께 한 객원보컬 예슬이 객원보컬로 참여한 곡으로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화사한 음색이 돋보인다. 좋아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먼저 고백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여자의 마음을 담은 가사에 샹송 같은 느낌의 달콤한 멜로디가 얹어져 묘한 감흥을 준다. 이번 앨범에서 "once again" 과 함께 기존의 스탠딩에그 음악과 가장 비슷한 느낌의 트랙.
6. "keep going" - 작년에 디지털 싱글로 발매되었던 곡으로 오래 만난 연인들 사이의 힐링송으로 주목을 받았던 컨트리 스타일의 곡이다. 경쾌한 리듬과 밝고 예쁜 멜로디, 어쿠스틱 기타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곡.
7. "먼지를 털어내고" - 가장 오랫동안 스탠딩에그와 함께 호흡을 맞춰온 객원보컬 windy의 맑고 투명한 목소리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는 발라드 넘버로 windy의 데뷔작이었던 "앓이"를 연상시킨다. 후반부 코러스와 함께 웅장한 느낌으로 변화를 주는 곡으로 지금 헤어지더라도 언젠가 다시 만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스탠딩에그 특유의 가사가 인상적이다. 늘 이별의 슬픔보다는 재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노래하는 그들의 가사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 곡.
8. "never forget you" - 국내 최고의 세션맨들인 길은경 (건반), 신석철 (드럼), 고태영 (기타), 고신재 (베이스)의 클래스를 느낄 수 있는 세련된 트랙으로 절제된 감성과 멋진 연주가 어우러진 곡이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잔잔한 트랙으로 국내 가요에서는 정말 듣기 힘든 베이스 기타 솔로연주가 가미되어 베이스 기타라는 악기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처음 도입부의 멜로디는 이번 앨범의 다른 수록곡 중 한곡의 멜로디 일부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는데, 가사를 보면서 어느 곡의 파트를 모티브로 했는지 찾아보는 것도 숨은 재미.
9. "너라는 축제" - 이번 [shine] 앨범 전체에서 가장 강렬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트랙으로 '나에게는 너 하나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축제'라는 로맨틱한 가사와 한 번 들어도 귀에 감기는 후렴구 멜로디, 폭발적인 사운드가 오랜 여운을 갖게 한다.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처음 썼던 곡이라고 하는 만큼 스탠딩에그가 이번 앨범에서 의도했던 '새로운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10. "오래된 노래" - "keep going"과 함께 이번 앨범에 다시 수록된 디지털 싱글 중 한 곡으로 80~90년대의 포크락 사운드를 재연한 발라드 넘버. 이제는 듣기 힘들어진 80~90년대 느낌의 감성적인 가요에 대한 스탠딩에그의 애정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오래전 연인과 함께 듣던 노래를 우연히 거리에서 듣게 되는 상황에 대한 애잔한 가사로 많은 이들의 사랑받았다. 모든 연령층이 두루 좋아할 수 있을만한 트랙.
11. "눈부시다" - 스탠딩에그 정규 앨범의 마지막 곡은 언제가 가장 여운이 오래 남는다. 잔잔한 피아노로 시작해 브릿팝 사운드의 후주로 막을 내리는 이 곡은 1집의 마지막 곡 "가슴 아픈 말", 2집의 마지막 곡 "모래시계"를 잇는 스탠딩에그 표 브릿 팝 발라드로 '헤어진 후에 생각하는 네 모습은 더욱 눈부시다'는 가사로 헤어진 후 잠이 오지 않는 주인공의 마음을 표현했다. 스탠딩에그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굳이 자극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잔잔한 표현만으로도 듣는 이들의 감정을 강하게 흔드는 세심함이 아닐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