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그루'의 [있는 그대로]
밴드 '그루' - 이십 대 중반, 아직 미숙하지만, 세상을 전혀 모르지도 않을 소리꾼 네 청년이 있다. 손 피리의 달인 드러머 이병건, 마의 혀를 가진 베이시스트 이재하, 그의 여자에게만은 따뜻할 수도 있는 기타리스트 이병우, 그리고 연애심리학 연구실에서 훈련한 싱어송라이터 현상진. 올 크리스마스 이브, 2010년부터 함께 해온 이 친구들이 첫 정규앨범을 통해 [있는 그대로] 대중에게 다가간다.
개성 강한 네 소리들이 어우러져, 서로를 누르지 않으며 끈끈히 붙어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안다는 듯. 이병건의 드럼이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잡으면, 그 곧은 선을 타고 이재하의 베이스가 장난스럽게 다른 선을 그린다. 거기에 때론 부드러운 리듬의 통기타로 때로는 여유 있는 절정의 일렉기타로 이병우가 밑그림을 얹으면, 현상진의 목소리는 편하고 당당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런 그루의 노래 열 곡은 이 음반을 채운다. 시작부터 끝까지 스스로 제작하고, 전 곡 직접 작곡/작사/편곡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Miracle"이 당당하게 문을 연다. '와서 한 번 들어봐!' 라며, 시원한 일렉트로 락으로 축제에 초대한다. 뒤를 이어 "I Am" 은 청춘의 패기를 담아 외친다, '나는 이 바다 보다 넓다!' 한참 시원하게 쏟아낸 후, 타이틀 트랙 "Home" 에 닿으면, '어서 와, 이렇게 편안한 음악은 처음이지?'라는 듯 환영의 손길을 내민다.
하지만 그루의 음악을 밝다고만 표현할 수는 없다. 앨범 중반부부터의 곡들은 숲 속을 날아다니던 새가 아스팔트에 발을 디딘 것처럼 다른 톤의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4번 트랙 "소나기 소리"는 웃음이 많던 친구가 훔치는 눈물 같이 서럽게 들리고, 뒤를 잊는 "무제"는 삶의 무게를 위로한다. "조각"은 아픔을 내버려둔 채로 괜찮다 지나쳐 가며, "눈길을 걸었지"는 해결할 수 없는 실존적 외로움을 마주한 인간을 노래한다. 마치 꿈에 부풀어있던 어린 아이가 세상을 알아가며 성장하는 모습, [있는 그대로]의 앨범 중반부가 그렇다.
8번 트랙 "What Remains"는 이 모든 성장통을 집합한다. 고통을 꾹꾹 눌러 잡는 드럼, 가슴을 울리는 베이스, 모두를 대신해 목 놓아 우는 기타연주, 그 위에 “사람이 변할 땐, 변하게 내버려둬”라는 투박한 말투는 20대 중반 남자들의 이상과 현실의 거리를 풀어낸다. 그 성장의 끝에서, 그루는 그 특유의 따뜻함을 되찾는다. "Hey Christmas" 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며 다시금 사랑의 약속과 믿음을 그리워한다. 그 와중에도 장난스런 엔딩의 여유를 잊지 않으며. 그리고 마지막 트랙 "A Song I Know"는 편안한 밴드 연주와 첼로선율의 조화로, 한층 풍성한 고백을 한다. '내가 아는 노래가 하나 있는데, 들려줄게. 나도 알아, 내가 미치도록 사랑에 푹 빠졌다는 걸.'
그렇게, 2013년 크리스마스 이브, 그루는 [있는 그대로] 를 선물한다. 모던함과 러프함. 어리숙함과 농밀함. 즐거움과 치밀함. 에너지와 감성의 적절한 조화. 그들의 사운드는 시원하고 따듯하다. 20대, 그 가장 한 가운데에서 울려퍼지는 아름다운 청춘의 조각들. - 싱어송라이터 박새별
밴드 '그루'의 음악은 따뜻하고 수줍은 소년의 마음과 닮아있다. 탄탄한 연주 위에 조심스럽게, 하지만 온 맘을 다해 던져내는 그들의 고백에 귀 기울여 보자! - 기타리스트, 가수 임헌일
이들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문득 어렸을 때 느꼈던 따뜻한 공기와 그를 마시던 감성을 마주하게 된다. 기나긴 장마를 지나 반갑게 찾아온 햇살로, 낡은 눅눅함을 날려버리고, 아삭한 본연의 청아함을 되찾으며, 꿈에서 가 본 듯한 평온한 마을의 부드러운 바람과 미묘한 흙 내음... 그 모든 것들에 대한 노스텔지아를 느낀다. 이들의 음악에서 나는 그리워하던 순수함을 만났다. - 기타리스트 한상원
'그루'의 음악을 듣고 있자니 그들의 얼마나 많은 것들을 '소리'에 담아 말하려고 하는지, 귀를 간지럽힌다. 그 들이 첫 앨범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 -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 박아셀
밴드의 이름은 무엇인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아무 것도 모른 채 마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듯 이들의 데모테입을 우연히 듣게 됐다. 듣고 나서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몹시 궁금해졌다. 그 밖의 다른 설명은 굳이 필요 없을 것 같다. - 프로듀서, 작사가 박창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