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매력의 싱어송라이터 이미지가 공들여 세공해 낸 매혹들
무심한 듯 따뜻하게, 슬픈 듯 밝게, 낯선 듯 익숙하게, 외치듯 읊조리는 몽환의 시를 선보인다!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이미지는 1월 24일 두번째 EP [매혹들 Things that attract us]을 발표했다. 전 작 [은유화]와 마찬가지로 포크와 일렉트로니카가 만나는 지점을 찾으려 한 앨범으로, '어쩌면 우리의 삶을 이루는 모든 것들은 각자만의 '매혹'들로 구성되지 않을까요, 우리를 평온하게 하는 것, 설레게 하는 것, 미치게 하는, 비이성적으로 만드는, 불안하게, 슬프게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며 만든 노래들입니다' 라는 그녀의 말은 새 앨범이 매혹의 순간들에 주목하며 '이미지적'인 세계를 소리로써 펼쳐놓을 것임을 예상케 한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 "매혹들"로 시작해 보너스트랙 "허그미"의 인터내셔널 버전, 그리고 각 곡의 인스트루멘틀 버전들을 담고 있는 이 앨범은 그녀가 생의 한 가운데에서 찾아낸 반짝이는 매혹의 순간들로 세공되어 있다.
01. "매혹들 (Things that attract us)" - 잔뜩 일그러뜨린 보컬로 시작하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첫 곡 "매혹들"은 곡의 진행과 함께 조금씩 쌓아가듯 목소리의 텍스쳐로 심상을 만들어 낸다. 동시에 멜로디와 노랫말에 실린 일상의 이미지들은 '춤추고 달리며', 때론 '엇갈리고 쫓기며' 새로운 세계를 향한다. 가장 실험적인 트랙이기도 한데,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디어/사운드 아티스트 DJ.Spooky는 '예측할 수 없었던 전개에 목소리들의 레이어로 이 흐름을 끌고 나가는 점이 재미있다.'고 평하며 이 트랙에 대한 리믹스 작업을 진행 중이다.
02. "허그미 (Hug me)" - 그렇게 성공적으로 '이미지적'인 세계에 발을 들인 이들을 기다리는 건 '나를 안아줘요'라며 주문처럼 반복되는 가사를 몽환적인 사운드 속에 품고 있는 노래 "허그미"다. 이 사운드 스펙트럼은 생동감 있으면서 동시에 차분하게 안정되어 있는 대지와 자연을 연상케 한다. 팀파니를 연상시키는 드럼과 어딘가 먼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듯한 기타 연주, 코러스의 조화가 펼쳐내는 넓은 공간감은 주술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래서인지 공들인 조합의 사운드와 여러 층의 보컬 레이어가 그려내는 '껴안음'은 결코 만만치 않다. 가장 넓게 포용하는듯한 사운드와 주제의식을 그려내는 역할을 맡고 있어 수록곡 중 유일하게 인터내셔널 버전도 제작됐다. 'Let me be in your arms, You'll be feeling my warmth within me'라는 가사가 콜 앤 리스폰스 형식으로 반복돼 한국어버전과 다른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03. "낙하하는 모든 것 (Everything is falling down)" - 가까운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던 때 '이 모든 생명들이 낙하하지만, 그 안에 우리가 있으니...' 라는 생각을 하며 만들었다는 "낙하하는 모든 것". 그래서 이 곡의 세계에는 온기와 냉기, 슬픔과 아름다움, 타나토스와 에로스처럼 대척점에 있을 법한 요소/개념들이 함께 머문다. 그 공존의 접점을 깊게 파고 들어간 정서를 서포팅하는 사운드 구성을 위해 Mot의 이이언 (eAeon)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그 대척점 사이의 균형을 찾을 수 있었다. 프로듀서로서의 이이언은 '기타 한 대로 그린 서정적인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에서 출발했기에, 그 레트로한 감성을 살리되 너무 전형적이진 않은, 그렇다고 너무 실험적으로 앞서나가지는 않은 편곡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허밍어반스테레오 레코딩 세션을 담당했던 기타리스트 지금 (zigm)의 포근한 아르페지오는 결코 흥분하지 않는 이이언 특유의 건축적인 사운드 얼개에 함께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룬다. 그래서 이 곡의 사운드가 그려내는 양가적인 감정과 매혹들은 주제의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차갑고도 따뜻하고, 슬프고도 무한히 삶은 아름답단 생각을 한다. 모든 것이 유한하게 낙하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그녀의 말처럼.
04. "평범한 사랑을 꿈꾸네 (Ordinary love)" - 따뜻한 긴장과 슬픈 이완의 중독에서 빠져 나올 즈음, 마지막 곡 "평범한 사랑을 꿈꾸네"가 시작된다. 수록곡 가운데 가장 전개가 드라마틱한 이 곡은, 일렉트로니카 넘버들이 전해주는 부유하는 공감각을 그대로 그린다. 그런 사운드에 흔히 붙을법한 서사와는 달리, 그저 '보통의 사람'과 '보통의 사랑'을 꿈꾸는 노랫말, 그리고 갑자기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어쿠스틱 기타와 이미지의 목소리만 남는 마무리가 매력적이다.
변함없이 다양한 재료를 혼합/병용하는 작업들에 골몰해있는 그녀는 미디어, 소셜 아트 연구 등 음악 외적인 활동들도 두루 거쳐오며 그간 발견한 일상적 혹은 비일상적 매혹들을 세공하듯 그려냈다. '주제의식, 사운드, 비쥬얼 측면에서 한 앨범으로서의 일관성을 갖되, 개별 곡들의 디테일과 개성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그녀의 말을 통해, CD부클릿에 수록된 곡별 컨셉 사진 작업,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될 뮤직비디오 작업도 기대해본다. 최근 DJ.Spooky 와의 첫 콜라보레이션 쇼케이스 '리믹스 프로젝트 이미지 meets DJ.Spooky'를 가진 이미지는,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리믹스 프로젝트 접점 (接點)을 지속해나갈 예정이기도 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