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류 당 [세대의 흐름]
이번에 발표된 파나류당의 세 번째 앨범 (이자 두 번째 EP), [세대의 흐름]은 밴드가 새로운 실험을 하기에 앞서, 멤버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음악적 경험과 지식이 망라된 사운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드럼, 베이스, 기타가 이루는 삼합 위에 여러 악기와 사운드가 추가되었고, 중첩된 보컬 하모니가 의도된 여백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차지했다. 또한, 밴드는 그들이 가진 상황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사운드를 위해 시나위, 게이트 플라워즈 등의 녹음을 이끈 바 있는 은준형을 프로듀서로 초빙하였고, 이러한 시도의 결과로 팬들에게 자신 있게 '일단 들어보라'고 권할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
이야기는 1년 전에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난 (古)주찬권, '찬권이 형'에 대한 추억을 바탕으로 풀어갔다. 앨범을 플레이 하면 먼저 "찬가 (讚歌)"가 흘러나온다. '흐르고, 흐르고…'라는 가사가 반복되며,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감사하다'던 천재 뮤지션을 기리는 듯한 인트로다. 다음으로, 고인이 평소에 좋아하여 클럽 '버디'에서 파나류당과 수 없이 연주했던 곡, "도하"의 어쿠스틱 버전이 나오고, "번영하리라"의 활기찬 비트가 함께 연주하며 찬란한 미래를 그리던 '버디' 시절을 떠오르게 해준다. 기타리스트가 영국에 있을 때 쓴 가사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가져와 파나류당이 가장 사랑하는 주제, '혁명'을 노래한 "There Will Be a Revolution", 얼핏 러브송처럼 들리는 "흐르는 강물을 보며", 이 모두 '흐르고 흘러서 돌아오는 세대'를 상징하는 곡들이다. 마지막의 가벼우면서 엄숙한 발라드, "주찬권"은 '들국화'라는 큰 이름으로도 다 설명할 수 없는 뮤지션이 말년에 보여주고 말했던 그 초월함을 노래한다. 그리고 앨범은 녹음했던 소스들을 모아, 드러머 강민우가 믹스한 "세대의 흐름"을 들려주며 마음의 여운을 정리할 시간을 준다.
EP: [세대의 흐름]은 작곡, 편곡, 연주, 프로덕션, 믹스… 모든 부문에 들어간 정성이 몸으로 느껴지는 수작이다. 가슴을 뛰게 하는 드럼 소리와 거칠 것 없이 나오는 과감한 기타 소리, 그리고 악기들이 그 맡은 바를 다 하게 해주는 사운드로 청자를 춤추게 만든다. 이야기가 있고, 뮤지션의 생각이 느껴지는 앨범은 참 값지다 하지 않을 수 없으며, 파나류 당의 EP : [세대의 흐름]은 그런 앨범의 적절한 예가 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고인 역시 하늘에서 '짜식~' 하며 웃으리라 믿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