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 쥬스 (Elephant Juice)' [기억해]
저 문 뒤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추억들 위로 미련과 아쉬움과 그리움들이 먼지처럼 소복이 쌓여 있었다. 옮기는 걸음마다 보이지도 않는 거미줄들이 눈썹 언저리쯤을 잡아챘고,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는 느낄 수조차 없어 고개를 숙인 채 헛손질만 해 댈 뿐이었다. '홍상수' 나 '에릭 로메르' 감독의 영화를 듣는 듯한 느낌. 몽환적이고 우울한 멜로디로 포장했지만 현실적이다 못해 초라하고 옹졸하기까지 한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아 낸 '엘리펀트 쥬스' 의 첫 정규 앨범.
몇 곡의 싱글과 EP앨범으로 아침 이슬처럼 매니아층의 바지 가랑이로 스며든 '엘리펀트 쥬스' 의 첫 정규 1집. 이번 앨범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코드를 그대로 이어 간 타이틀곡 "기억해" 를 비롯해 완벽히 상반된 이미지의 "Drive go gO GO" 두 곡의 신곡을 비롯, 그동안 발표했던 곡들을 리터치해 좀 더 완성도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발표하는 음악마다 다소라고 하기엔 좀 부족할 만큼 어둡고 우울한 코드를 가지고서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차트를 잠식해 온 '엘리펀트 쥬스'. 이번 첫 정규 앨범이 이들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