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웅재' [한웅재 찬송가]
노래에도 고향 같은 것이 있는듯합니다. 새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일을 나의 일로 삼고 살아온 지 이제 스므해를 더 넘겼지만, 발끝 앞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거나 내 안팎이 온통 텅 빈 듯 느껴져 올 때쯤이면 다시금 찬송가로 돌아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하니까요.
한 장 한 장 찬송가를 넘기다 보면 그 사각 거리는 페이지들 너머로 여러 음성들이 들려 오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의 음성, 먼 길 떠나신 할머니의 음성, 늘 환한 웃음으로 "우리 웅재 우리 웅재" 하며 맞아 주시던 그 권사님의 음성 마을 언덕 위 예배당에서 들려오던 종소리... 그 사이사이 작던 시절의 내 목소리들도 있습니다. 추억은 오늘에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의 나도 저기 어딘가에선 추억이 될 테니까요 그러니 찬송가는 지난날의 친구이기도 하고 또한 오늘의 친구인 동시에 밀려올 내일의 친구겠습니다.
찬송가 음반을 내고 싶었던지 10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바라기는 그저 이 탁월한 노래들 위에 내가 흠집 같은 것을 더히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귀한 노래 귀하게 다루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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