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스테레오' 6년만에 2집 정규앨범 [Cheezstereo] 발매 혼성 3인조로 재편, 홍일점 베이시스트 '이현이' 의 보컬로써의 가능성
2009년 1집 앨범 [Don’t Work, Be Happy] 발매 이후 6년만에 동명 타이틀인 'Cheezstereo' 로 정규 2집 앨범을 발매한다. '한영애', '김연우', '박정현' 등의 작편곡, 프로듀서인 '이은규' 의 프로듀싱을 거친 앨범으로 지난 '치즈스테레오' 의 앨범들에 비해 더욱 정제된 사운드를 들려주며, 한 층 더 성숙된 '치즈스테레오' 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또, 이제는 붙박이 베이시스트인 '이현이' 의 보컬로서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등 좋은 의미의 변화를 추구한 앨범이다. 재치 있고 위트 있는 곡들로 알려 졌던 기존의 '치즈스테레오' 와는 여러 면에서 다른 모습을 담고 있는 이번 2집 앨범은 6년이란 긴 세월이 작품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가늠 해 볼 수 있다.
1. "왜 그래 (New)" 이번 2집 앨범의 선 공개 곡으로 이미 2013년 발매된 EP [Lonely Man] 수록 곡이었으나 더 발전된 녹음, 믹싱, 마스터링을 거쳐 재 탄생한 곡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뮤직비디오도 함께 공개되어 가사의 아련함을 극대화 한다. 왜 그래 왜 자꾸 눈물이 날까 는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음직한 상황이기도 해 더욱 공감 가는 가사이다. 지금껏 혼자 걸은 길은 너무 어두워서 너에게 말해 줄 수는 없는 걸까.
2. "선샤인데이" 2집 수록 곡 중 가장 마지막에 작업된 곡으로 음반 발매 일이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만들어진 곡이다. 그만큼 가장 현재 진행형의 '치즈스테레오' 를 만날 수 있는 곡. 전체적으로 트리오 사운드를 고수해 별다른 더빙 없이 3인조 사운드에 충실하게 만들어 냈다. 한 대의 기타에 두 대의 앰프를 매칭한 스테레오 앰핑 방식을 채택해 사운드의 풍성함을 더 했고, 베이시스트 '이현이' 의 듀엣이 더해져 보컬로써의 첫 데뷔 트랙이라 할 수 있겠다. 힘든 이 세대에게도 해 뜰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은 "선샤인데이" 는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기도 하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날들이 나에게도 너에게도 찾아온다.
3. "유유히 흐르네" '치즈스테레오' 가 변하고 있다! 라는 것을 감지하기 가장 쉬운 곡이다. 전반적으로 빈티지한 사운드를 추구하면서도 중반으로 가며 등장하는 '킹스턴 루디스카' 의 혼 섹션은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극적인 믹싱 또한 인상적인데 오른쪽에 치우친 드럼과 왼쪽에 마주보고 있는 혼 섹션 그리고 몽환적인 느낌까지 선사하듯 더해지는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가사 또한 인생을 흐르는 강물에 비유하듯 그려 내 듣는 이의 마음을 아련함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점점 더 강폭은 넓어지고 조금 흐른 것 같은데 많이도 흘러 와 있네.
4. "Eve" 3인조 '치즈스테레오' 사운드의 전형이라 여겨도 될 만큼 심플한 연주 위에 설레는 만남을 그린 곡이다. 리더인 '이동훈' 이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는 전날 밤을 노래해 더욱 진정성이 느껴 진다. 가장 성스러운 순간임과 동시에 어쩌면 이 세상 아빠가 살면서 느끼는 가장 설레는 순간이 아닐까? 별이 눈부시게 쏟아지던 밤 세 친구는 너를 만나러 여행을 떠났지 네가 오기 전날 밤.
5. "꽃" 컨트리 포크 풍의 곡으로 투박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이동훈' 의 보컬이 듣는 이의 시선을 가사가 보여 주려는 곳으로 이동시킨다. 오래 전 쓰여진 곡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을 슬픔에 빠트렸던 그 순간이 떠오르기도 해 서글퍼지기도 한다. 너와의 오래된 꿈들이 아름다워.
6. "청춘파도 (New)" 멜로트론의 전주가 인상적인 인트로를 지나 적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청년의 독백이 이어진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고뇌를 가사로 풀어내 인상적인 "청춘파도" 는 2010년 발매된 EP [화성 로맨스] 에 수록되었던 곡을 재해석해 새롭게 편곡, 녹음, 믹싱, 마스터링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 '치즈스테레오' 의 음악적 발전이 녹아 들어 있는 곡. 문득 뒤 돌아보니 포기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온걸 깨달았어.
7. "밤이 깊도록" 이전의 '치즈스테레오' 에게 밤은 파티 또는 즐거움의 상징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서 '치즈스테레오' 의 밤은 익어 가는 하루의 마무리이며 함께하는 사람, 그리고 내일과 연결하는 매개체로 표현되는 듯 하다. 그만큼 성숙된 '치즈스테레오' 의 음악적 깊이를 느껴 볼 수 있다. 해가지는 소리를 따라 우린 걸었네.
8. "바빠" 2집 수록 곡 중 가장 록킹한 넘버인 "바빠" 는 어쩌면 이 시대에 뮤지션을 대하는 시선들을 향해 던지는 외침처럼 들린다. 그 만큼 가장 해비한 기타 사운드를 전면에 내 새운 편곡이 인상적이다. 전반적으로 영국 스타일의 개러지록 사운드 위에 EP-34 Echoplex 이펙터를 이용한 기타 프레이즈는 '레드제플린' 시절의 그것마저 느껴지게 한다. 그렇게 보여도 만만하게 보지 마라. 내가 좀 바빠.
9. "Dance Now" 2013년 10월 싱글로 발매되었던 트랙으로 이번 정규앨범에도 실렸다. 세련된 듯 펼쳐지는 음악 위로 흐르는 '치즈스테레오' 의 파티는 어쩐지 즐거운 듯 슬픔이 묻어있다. 지나간 시간은 등 뒤로 보내고 지금은 춤추자.
10. "It’s A Whole New Day" '치즈스테레오' 의 영어 가사는 차지다. 그러한 차진 발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곡으로 묘한 중독성을 일으키는 영어가사는 흡사 우리말을 듣는 듯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3명의 멤버로만 낼 수 있는 단순하고도 스트레이트 한 연주 위로 흐르는 그들만의 솔직함을 느껴보자. 그대의 조용한 미소에 내 마음 걱정이 녹네.
11. "1%" 홍일점 베이시스트 '이현이' 의 보컬 곡으로 기타 반주와 '이현이' 의 보컬이 감각적으로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만들어낸다. 이 곡을 마지막 곡으로 배치한 이유가 혹시 '치즈스테레오' 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암시가 아닌가? 라는 기대감을 주기도 한다. 가사 역시 단순하면서도 해법을 전해주는 행복론이 담겨있어 좋다. 차이를 느껴도 안아줘야 해.
앨범 수록 곡 모두를 듣고 난 이후에 느껴지는 감정은 뭔지 모를 아득함이다. 이게 현실이고 이게 바로 나다 라고 말하는 '치즈스테레오' 의 음악은 뭐든지 잘 하려고만 하고 누군가와의 비교에 익숙해져 지쳐버린 우리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는 앨범이다. 어쩌면 음악과 함께 전하는 에세이 같은 이번 '치즈스테레오' 의 2집 앨범은 나의 뮤직 라이브러리에 오랜 시간 함께 할 것 같다. 지금 이렇게 듣다 잊혀져 한참을 지난 후 다시 꺼내어 들었을 때도 좋을 음악. 그 이유는 '치즈스테레오' 의 진심이기 때문이리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