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진' [살아]
세상에는 많은 이별이 있지만, 만남의 꽃이 피기도 전에 시작을 거절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아니, 많이 있습니다. '살아'는 그러한 상황에 처한 화자가, 그저 멀어져가는 상대의 뒷모습만 바라보다 터덜터덜, 밤의 거리를 껍데기처럼 방황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내 속은 텅텅 비었는데 주변은 반짝이고 아름다운 밤의 번화가라는, 그 괴리감에서 느껴지는 마음에 수월히 공감할 수 있는 곡.
배경으로 다이나믹하게 배치된 악기들과, 국악 타악기 중 하나인 대북의 특징을 살려 치닫는 감정의 고조를 표현했습니다. 어쿠스틱한 질감으로 현실을 표현했고, 답답한 마음을 과하지 않은 악기의 편성으로 그렸으며, 누르듯이 터지는 보컬로 감정의 동요를 노래했습니다.
그렇게 세상은 결국, 나와는 상관 없이 잘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이 답답한 시선의 끝은 즐겁고 반짝여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임에서 깨달아 버렸습니다.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어도, 언젠가 이 감정은 사라질 것이고, 결국 나는 일상을 살아가게 되겠지. 그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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