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심택근’의 [택근이 일기장(2020)]
“2020년, 한 해가 지나고 2021년이 되었습니다. 2020년의 '나'를 3곡에 담아 남깁니다”
곡 소개 :
1. Always
해리 포터 영화를 정주행 하다 이 부분에서 장면을 멈추고 멍하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항상(혹은 영원히)"이라고 내뱉는 스네이프 교수의 말속에 온갖 감정이 담겨있었다. 왜 그토록 해리 포터를 증오했는지, 또한 왜 해리 포터의 아버지를 그토록 미워했는지. 그러면서도 왜 해리 포터를 걱정해 주며 지켜주려 했는지 이 말 하나에 그제야 이해가 갔다.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했던 그이기에,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던 사랑이었으며 다시는 만나지 못할 사람을 항상 그리워했던 그이기에, 스네이프에게 사랑은 엄청 가슴 아픈 기억 이리라.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해리 포터의 어머니)의 눈을 닮은 그녀의 아들 해리. 그 아이를 보며 스네이프는 얼마나 그녀가 보고 싶었을까. 해리를 볼 때마다 그녀 생각에 마음 약해지며 그리움에 길을 잃어 힘들어했을 스네이프를 생각해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그 이유에서였을까, 자존심 강하며 약한 모습 보이기 싫은 슬리데린의 모습을 가진 스네이프가 해리만 보면 못되게 굴고 화를 내는 모습이 이해가 간다. 이 사실을 알고 해리포터 영화를 다시 본다면 스네이프의 눈빛이 다르게 보인다. 항상 해리를 바라볼 때면 어딘가 슬퍼 보이고 회상에 잠겨있으며 동시에 해리를 증오하지만 아껴주는 그의 마음이 보인다.
2. Far Away
아름다운 '죽음'이라는 것이 있을까?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면 죽음을 마주할 때 감사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과연 만족스러운 삶이란 것이 있을까? 과연 신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그분이 정말로 우리들을 창조했다면 왜 이토록 아픔과 슬픔 속에서 우리를 구원해주시지 않는 걸까? 또한 이 아픔과 슬픔을 어느 신적인 존재에게 이유를 묻지 않고 우리 자신에게도 한번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아픔과 상처에 빠진 이들을 돌보며 위로해주지 않는 걸까? 왜 우리야말로 그들에게 무관심한 걸까? 결국 우리는 숨이 사라져 차갑게 변해 먼지가 되어 누군가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이들이 될 텐데 왜 이 인생이란 것을 무관심과 이기심, 증오로 가득 채워 헛된 죽음을 맞게 내버려 두는 걸까? 사랑이 부족해서일까, 용기가 부족해서일까. 본인의 가치관과 신념이 너무 강한 나머지 다른 이들의 것은 무시하고 배척하게 되는 걸까. 이웃을 사랑 못하는 이 어리석은 마음이 가장 큰 죄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서로 사랑하며 아끼고 같이 살면서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하는 이 일이 누군가에게 다가가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며 마음을 어루만져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해준다면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 삶을 살았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때가 되어 죽음이 다가올 때 '어서 와, 이제 고향으로 가자꾸나'하며 아름답게 맞이할 수 있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3. In My Dreams
제 꿈속에는 온갖 그리움들이 있어요. 대부분 살면서 지나간 사람들에 관한. 그들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주지 못한 후회와 미안함. 언젠간 다시 웃으며 마주칠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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