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인' [파란바다 그리고 봄]
4월 5일, 따뜻해진 봄날에 '전우인'의 2016년 두 번째 싱글, 파란 바다 그리고 봄이 발매되었다. '전우인'은 장르에 한계를 두지 않고 여러가지 다양한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발매되는 두 곡 또한 상당한 대비를 보여준다. 타이틀인 파란 바다는 기타 한 대와 단순한 멜로디로 이루어져있어 담백하다. 덕분에 편안하고 진솔한 가사가 잘 드러난다. 어떤 친구는 이 곡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소파에서 듣고 싶은 곡이네요". 많은 분들의 소파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낮잠송도 되었으면 좋겠다.
"남들을 따라가다 다리가 찢어지겠네, 나는 아주 느리고 시시하다네" 라는 표현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의 분위기는 과열되어가고 우리는 누군가에게 더 잘나고 멋져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 노력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 샌가 지쳐버리곤 한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어디까지가 진짜 '나'일까?" 가끔은 늘어져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어딘가 잘나거나 멋지지 않은 나 자신도 그저 덤덤히 받아들이고자 하는 솔직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에 이어지는 두 번째 곡 '봄'은, 씬디사이저 딜레이와 오케스트라 편곡이 어우러져 나오면서 반복되는 하나의 테마 멜로디를 가지고 점점 고조되는, 꽤 큰 다이나믹의 편곡을 그려보았다. 딜레이에 대한 뮤지션의 집착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많은 생명들이 피어나고 만개하는 봄에 잘 어울리는 편곡이다. 뒤쪽으로 갈수록 더해지는 긴장감은 클라이막스를 지나치며 다시 열을 식히는데, 수미상관으로 이루어진 가사가 곡에 안정성을 더해준다.
이 곡은 2012년에 쓴 곡으로 그 당시에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을 읽고 있었는데 그 영향을 받은 것일지, 한국적인 서정성을 지닌 가사가 돋보인다. 원래는 이 곡 또한 통기타와 보컬로 담백한 어쿠스틱한 편곡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번 발매를 앞두고 편곡방향이 바뀌게 되었다. 언젠가 나오게 될 어쿠스틱 버전도 기대해주시길.
제법 산뜻해진 앨범 자켓 또한 같은 노선을 취하고 있다. 작년의 깔끔하고 심플한 자켓에서 벗어나 물감과 파스텔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 감각적인 색감이 음악의 느낌을 더욱 살려주는 것 같다. 각자의 봄이 찾아오길 기대한다. 많은 것들이 피고 또 지는 봄에.
Guitar, Vocal, Synthesize by 전우인
Mixed And Mastered by 이연수 (Met Mastering Studio)
Design by 오숙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