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멍쉬멍의 미학]
편안하고 즐거웠던 휴식 시간을 저장해 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새소리를 들으며 한 발 한 발 오른 산 중턱, 그 어디쯤 눈을 감고 앉아 마주했던 바람의 살랑거림, 가슴 벅차도록 붉었던 노을의 풍경. 출렁거리는 파도와 출렁거렸던 술잔 그리고 회 한 점. 고된 삶에 어깨가 축축 처질 때, 언제든 그것을 꺼내 ‘지금’처럼 느낄 수 있다면 아, 얼마나 좋을까.
박성진의 [놀멍쉬멍]은 마법처럼 그러한 순간들을 느끼게 해주는 앨범이다. 그가 연주한 선율 속에는 그가 부지런히 여행을 다니며 직접 채집한, 농도 짙은 자연의 향과 여유가 스며들어있다. 언젠가 홀로 떠났던 제주도 여행으로 그의 삶은 180도 변한다. 그는 그곳에서 다른 역할의 그로서가 아닌 오롯이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었고 무엇의 방해도 없이 그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었다.
친구로서 그가 여행을 통해 행복해하는 모습과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는 일은 너무도 즐거운 일이다. 이토록 눈부신 앨범을 만들어 내다니, 오랜 고민과 방황 끝에 누군가에게 기댈 휴식을 선물한 박성진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싱어송라이터 타루-
온 국민이 여행다운 여행을 못가 여행 앓이를 하고 있는 팬데믹 시대에 이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는 연주 앨범이 발매 되었다. 제주도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놀멍쉬멍]은 다년간 뮤지컬 공연과 대중음악 앨범 작업을 통해 실력을 다져온 기티리스트 박성진의 첫 솔로이자 연작 앨범이다.
박성진은 숭실대학교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후 동덕대학원을 졸업, 명지대 실용음악과 출강을 하다 현재는 뮤지컬팝스 오케스트라 단원과 파워보컬 강사로 재직 중이다. 2007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유명 뮤지컬 그날들, 빨래, 잃어버린 얼굴 1895 등 30편이 넘는 작품을 맡아왔다. 또 위칭데이, 코튼캔디, 더리딩클럽, 송브리즈 등의 밴드활동과 싱어송라이터 타루, 에보니힐, 로지피피와도 함께 앨범작업을 해왔다.
연작 앨범 [놀멍쉬멍]은 2개로 나눠져 발매된다. 첫 번째 이야기 [쉬멍]은 아무도 없는 대자연 속에서 그것을 바라보며 멍하니 쉬었던 시간을 추억하는 앨범이다. 박성진은 도시생활에 찌들었던 과거, 우연히 떠난 제주도에서 어린 시절 느꼈던 자유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쉬멍]에 수록될 곡은 ‘길’과 ‘구름’이다. ‘길’은 올레길을 회상하며 경쾌한 분위기로 쓴 곡이다. 숲길, 풀벌레, 새소리, 바람 소리, 등 아름다웠던 길의 모습과 오름에서 느꼈던 소박한 성취감에 대한 곡이다. 나일론 기타와 바이올린, 아코디언, 트라이앵글의 연주가 주를 이루는 ‘길’은 새소리도 들을 수 있어 실제로 한 발 한 발 오름을 오르는 듯한 느낌을 더해 준다.
두 번째 곡 ‘구름’은 구름이 떠다니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작자의 아련함이 담겨 있다. ‘길’과 같은 악기 구성이지만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는 점에서 뮤지컬 공연의 연륜이 묻어난다.
많은 곡들과 앨범이 세상에 나와 있는 지금, 대부분 검색이 용이하도록 특이한 곡명을 지으려고 하는 편인데, ‘길’ 과 ‘구름’처럼 단순한 곡명을 지은 이유에 대해서 박성진은 “고민이 많았다. 길에 대해 뭔가 있어 보이게 이름을 지을까? 구름을 영어로 써 볼까? 등. 그러나 자연을 표현하는 만큼. 보고 느낀 그대로 직설적인 자연에 해당하는 이름을 넣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박성진의 [놀멍쉬멍]의 첫 번째 이야기 [쉬멍]은 2021년 7월 2일 금요일에 디지털로 발매 예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