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fort"
주님의 말씀을 더 듣기위해 가깝게 나아가 그분 곁에 앉았다. 말씀을 따라 살겠다고 다짐 하고 기도하며 모든 것을 주께 내어드리고자 했다. 내 마음의 주인은 아버지시라고 고백하며 기도하지만 어느새 세상과 나를 견주어보고 말았다. 함께할 수 없는 것들을 한 대 묶어 내 안에 담아 두었더니 그 무게에 내가 중심을 잃고 말았나보다. 갈팡질팡 하는 마음은 다각형으로 제멋대로 각을 새우더니 나를 비집고 나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한 곳으로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길 앞에 선 나는 방향성을 잃고 그 자리에 죽은 듯 멈춰 섰다. 말씀은 어느새 사라지고 나라는 사람만 그냥 그 자리에 멈추어 서버린 것이다. 주님을 향한 열정이 세상일에 대한 욕심으로 변질되자 나타나는 것은 나라는 사람의 죽음이다.
그런데 이러한 죽음도 다 쓸모가 있더라. 비집고 나온 모난 나의 마음을 이야기할 때 위로를 받는 이들이 있었다. 완벽하지 못한 것에 실망하고 홀로 자기를 채찍질 하며 달려온 이들은 이러한 나의 모습에 동요하다가도 어느새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동화된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무시되었던 감정과 지켜질 수 없었던 것들에 공감하고 이를 지금에라도 다시 채워갈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나에 대한, 결국 자기에 대한 기대를 다시 모으고 삶을 다시 보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것.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나에게 실망과 불안을 안겨주는 내 모습이 타인에게 위로가 된다면 다시 세워나가야 하는 내 삶의 시간이 낭비된 것만은 아닌 것이다. 말씀에 가깝게 서서 듣고 이를 다시 내안에 채워가는 일에 나는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을 것이다. 곤두박질치며 떨어졌던 나의 마음이 다시 주님 곁에 자리하고 새 삶을 살아갈 때 더 큰 위로와 희망이 자리할 것이다.
존재함에 위로 받는다. 말도 행동도 아닌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서있다는 것.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것이 내가 주변에 보내는 위로이자 삶의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무언가 큰일을 해결하거나 수려한 언변으로 주변을 다독이지 못할지라도 옆에서 묵묵히 내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나다운 위로의 방법이다.
아버지께 드리는 진솔하고 나다운 예배 또한 말씀 안에 살아가는 내 삶의 웃음과 눈물, 기도 그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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