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의 소유가 아니다.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세상에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사람으로 이 땅에 발 디디고 서있다. 나는 어디에 존재되어야 하는가? 나는 알지 못한다.
내 소원은 주와 함께 있는 것이다. 저 멀리 뵈는 본향 집에 들어가 주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내게는 훨씬 더 유익한 일이다. 그렇게 하고 싶다. 아버지께서도 자녀 된 나를 곁에 두고 품에 안아주시고 모든 순간을 나누고 함께 하길 원하시리라 믿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보고픈 그 마음을 아버지에게도 기대한다.
나는 실제적으로 세상 속에 서있다. 내게는 죽는 것이 유익이나 아버지께서 나로 세상에 서게 하셨다. 그리고 사랑을 알게 하셨고 이를 사용하게 하신다. 내 사랑의 방법이 주님의 방법을 아직 닮지 못해 부족한 모양새이기에 나와 내 주변을 찌르고 베이게 하지만 나는 사랑을 안다. 그리고 거울이 되어 아버지의 사랑을 비춘다. 때론 내 마음을 적나라하게 비추어 사랑이 아닌 세상의 욕심을 내보이기도 하지만 내 안에 주님의 사랑이 미약하게나마 그 빛을 보인다. 그 빛이 나를 아직 곁으로 부르시지 않고 세상에 거하고 살아가게 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되어 내게 비추인다. 주께서 달리신 그 십자가에 앞에 내가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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