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entations"
기억이라는 것. 이것은 사실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유 의지를 갖게 된 사유하는 인간의 끝은 기억과 그에 따르는 고뇌에 갇힘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부자유함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아닌 본인 기억의 굴레에 매임이라 볼 수 있는데 이로부터 나를 놓아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기억이라는 것이 사실 그대로를 담고 있으면 좋으련만 그 당시를 미화하거나 곡해하여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낸다. 나는 그 안에 갇혀 당최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기 십상이다. 기억의 굴레를 끊임없이 돌며 과거를 답습하는 행위가 이어지면 현재의 방향성을 잃고 만다.
이러한 반복되는 기억의 조각들은 새롭게 다가온 현재의 상황을 과거의 경험과 같은 것처럼 보이도록 위장한다. 다른 선한 여지를 막아서고 근본 되는 것을 가리는 내 머릿속 골짜기의 울창한 기억의 나무는 내 본연의 모습 또한 왜곡시켜 놓곤 한다. 이러한 울창한 나무의 그늘은 나를 낙심시키고 주저앉아 눈물짓게 한다. 내 마음에 담긴 재앙과도 같았던 기억의 덩어리는 날로 그 무게를 더해만 간다. 기억이라는 것이 나의 조절 능력을 벗어날 때 원치 않는 괴로움 속에 빠져들고 만다. 나의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기억의 고리는 내 죄를 용서하시고 다시 기억하지 않으시는 아버지의 회복하심 안에 들어갈 때에 비로소 끊어지게 된다.
기억이라는 골짜기를 타고 마음에 크게 자리한 인간의 고초는 주님의 긍휼하심 앞에 비로소 미래의 빛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본연의 문제와 더불어 얽히고설킨 사람과 사회에 따르는 고난은 나로 홀로되게 한다. 이러한 홀로됨은 고립을 부르며 고독에 처하게 한다. 이러한 고독함은 나로 주님을 그리워하게 하더라. 내가 주를 부르며 말씀 속에 잠길 때에 주님과의 깊은 교제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교제의 시간은 내 마음에 각인되어진 수많은 기억을 거두어 변화시키고 새로운 소망으로 자리하게 한다. 주께서 주신 나의 소망은 하나의 노래가 되어 나와 내 주변에 울려퍼지리라. 나의 기업이 되신 아버지를 바라며 말씀에 근간을 이룬 내 손의 찬양을 끊임없이 연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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