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자격]
찬바람이 분다. 짝사랑을 하고 있다면, 고백 타이밍은 절대적으로, 지금이다. 손이 자주 차가워지고 옷깃을 여미게 되는 스산한 계절. 그때 우리는 누군가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짝사랑의 정서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늘 그렇다. 끊임없이 누군가를 갈망하고 필요로 하는 감정. 뒤에서 망설이고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고 서성이는, 그런 아이 하나가 내 속에 사는 것 같다. 시선이 닿고 눈이 마주친 3초의 시간이면 우주가 움직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후 꽁꽁 숨겨둔 마음을 고백해야지, 마음 먹고 크게 한번 심호흡하고 "자, 이제 준비가 다 됐어." 느닷없이 용기를 내는 이상한 사람. 그게 나다. 오래 지켜보고 최선을 다해 그 사람을 탐구했으니 좋아할 '자격'은 있는 것 아닌가.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그런 고백과 시작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 2016년 10월, 이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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