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관조적 태도. 밋밋하지만 마음에 잔잔하게 자리 잡는 '인메이'만의 이야기. [2008-2012], 4년 간의 이야기. 미발표곡 "My Shoes" 특별 수록.
'혹시 그대 잠이 오지 않나요 / 그럼 내가 뜻도 내용도 없는 얘길 밤새 할까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똑같은 밤도 색채를 달리 한다. 한밤 불이 켜져 있는 창문들을 들여다 보면, 창문 너머 모습들의 간극은 별과 별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멀다. 사랑에 빠져 들뜬 마음을 안고 보내는 밤. 친구와의 다툼이 속상해 풀이 죽은 밤. 지친 마음을 안고 하루의 막을 내리기 바쁜 밤. 이것은 모두 타인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내가 어제 보낸, 또 내일 보내게 될 밤이다.
'인메이'의 노래들은 하루를 마친 뒤에 적어내리는 일기와 같다. 앨범 속에는 주로 회상, 관찰, 독백의 키워드가 자리한다. 화자는 상대방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을 취하지만 노래를 듣는 나에게 직접 건네는 말은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에요"에서는 몇 번이고 '당신'을 부른다. 하지만 말미에서 반복되는 '난 어떻게 할까요'라는 가사에서 화자는 '당신'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섣부른 개입은 허용하지 않는 듯하다. 상황에서 배제된 입장으로 듣는 노래는 얼핏 타인의 이야기를 엿듣는 듯한 묘한 쾌감까지 준다. 하지만 이야기를 곱씹어 보면 어딘가 다르다. 쪼잔하지만 인간적인 이야기. 무기력하지만 공감 가는 이야기. 사람을 좋아하지만 온전히 기댈 수 없다는, 우리가 마음속에 꽁꽁 숨겨두었던 우리의 이야기이다. '인메이'는 그렇게 우리 마음속 창문을 넘나든다.
2008년 데뷔 이후, '인메이'는 꾸준히 자신의 세계를 앨범속에 구축해왔다. 짧은 가사에서부터 확장해온 그의 세계는 자신과 타인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속되는 관계와 그 본질까지도 깊이 탐구하며 어느새 우리에게 세상을 바라 보는 또다른 시야를 제시한다. 단순하게 다가올 수 있는 반복적 멜로디들은 인메이의 차분한 목소리를 감싸 안정감을 준다.
[2008-2012], 4년 간의 이야기. 미발표곡 "My Shoes" 특별 수록.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의 노래 특유의 느낌이 있다. 많은 사람이 들을 것을 예상하지 못할 시절, 타인이 들을 것보다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담은 노래에는 다듬어진 세련미는 덜하지만 서툴고 진심 어린 날것의 느낌이 있다. 앨범 [2008-2012]는 '인메이'의 데뷔 이후 4년이 흐르는 동안 '인메이'가 세상을 바라 보는 시선이 오롯이 담겼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할 수도 있다. 이미 세상에 선보였던 것들이다. 각종 음원사이트에 올라갔던 적이 있으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 곡들 중 '인메이'를 여과 없이 보여 줄 수 있는 곡들을 모아 새로 내게 되었다. 포털사이트에 '인메이'의 데뷔 앨범으로 검색되는 [Long Island Ice Tea](2011)보다 실상 먼저 나온 데뷔 앨범 [OLD LITTLE SPACESHIP](2008)을 포함하여 총 48곡 중 21곡의 노래를 선정했다. "She asked me to sing"을 타이틀곡으로 정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맘대로 되지 않는 봄",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세대에게 보내는 위로 "속도와 방향", 불필요한 간섭에 대한 생각들을 몽환적으로 표현한 노래로 이번 앨범에 특별 수록되는 미발표곡 "My Shoes" 등을 수록하여 똑같은 일상을 비틀고 색다른 오늘을 제안한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즐긴 '인메이'의 장르적 변화 또한 즐길거리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