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Meets' [Cecil Hotel] 히미츠의 음악은 어느 한 장르로 단정 짓기 힘든 크로스 오버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보이소프라노를 방불케 하는 가성과, 부드러운 진성을 오가는 창법을 구사하는가 하면, 포크 음악의 진득한 마이너 함까지 어쿠스틱 사운드로 녹여내었다.
그런 노래를 뒷받침해주는 기타반주는, 기타 한 대로 멜로디와 베이스, 퍼커션을 모두 표현해내는 화려한 핑거스타일 연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과, 동시에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공연은 어쿠스틱 듀오 히미츠만의 장점이다.
히미츠의 첫 번째 앨범 「Cecil Hotel」에는 타이틀곡이자 첫 번째 트랙인 「Cecil Hotel」을 시작으로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다섯 곡이 수록되어있다.
「Cecil Hotel」은 2013년에 미국에서 일어났던 ‘엘리사 램 사건’을 주제로 한 곡이다. Cecil Hotel은 그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장소다. 미디엄 템포의 멜로디에는 한 여성의 비극적 죽음이 담겨있다. 모르고 들으면 마냥 아름답지만, 내용을 알면 다소 섬뜩할 수 있는 곡. 앨범 「Cecil Hotel」의 타이틀 「Cecil Hotel」이다.
다음 트랙 「Lullaby」는 포근함을 그린 곡이다. 자장가라는 뜻의 이 곡을 들으면, 학교를 다녀오거나, 퇴근을 하고나서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가성과 진성이 오가면서 진행되는 보컬의 노래는, 굳이 사랑을 노래하지 않아도 로맨틱하다. 전주는 어쿠스틱 기타의 아티픽셜 하모닉스 연주로 시작된다. 어쿠스틱 기타만이 가지는 이 특별하고 아름다운 투명함은, 리스너로 하여금, 이 곡을 신비하고도 꿈같은 분위기로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오분전」과 「반쪽짜리」는 핑거스타일 기타반주의 정수를 보여주는 곡들이다. 앨범의 다른 음악과 마찬가지로 기타 한대가 반주의 전부지만, 전주와 간주에서 등장하는 베이스와 멜로디라인의 조화는 마치 합주를 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반쪽짜리」 중간에 나오는 어쿠스틱 기타의 바디히트 사운드 역시, 곡의 짜임새를 높여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곡부득이소정가」는 달빛, 구름, 연못, 바위, 풀벌레등 동양적인 이미지를 한껏 머금은 곡이다. ‘곡부득이소’는 ‘울어야할 일을 마지못해 웃는다.’라는 뜻을 가진 고사 성어다. 거기에다 ‘정가(사랑노래)’를 붙여 이별의 안타까움을 제목으로 표현했다. 3박자의 반주가 주는 고전적이고 여백적인 아름다움, 향수에 젖게 하는 멜로디, 그리고 은유적인 가사를 통해 느껴지는 시각적 심상들이 마치 사극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사랑이 아니라도, 이별이 아니라도, 노래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거라 말하는 히미츠의 「Cecil Hotel」이, 홍대 어쿠스틱 인디신이 걸어야 할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만든이-
노래에 오샘
기타에 김수로헌
믹싱, 미스터링 염의석
「세실호텔」의 모든 수록곡은 2017년 9월 4일, 리믹싱과 리마스터링 된 음원으로 갱신되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