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99'의 연극음악 프로젝트, 그 첫 번째 작품
[연극,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
연극음악 프로젝트
안녕하세요. 레인보우99입니다.
레인보우99와 연극이라니 좀 뜬금없이 보이시겠지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연극,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의 작, 연출이신 황이선 연출님과 이야기하다 보니 제가 연극 음악작업을 시작한지도 10년이 되어가더라고요. 그 10년이라는 시간동안 20편이상의 연극에 음악감독으로 함께 참여해왔는데요, 그렇게 만들어졌던 연극음악들을 몇 년 전부터 정리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제야 정리하기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연극음악 프로젝트입니다.
[연극,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
연극음악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택한 작품은 대학로 연우소극장, 프린지 페스티벌, 두산아트센터 프로젝트 빅보이, 밀양연극제, 군부대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꾸준히 공연되어 온 [연극,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입니다. 이 작품, 제게는 꽤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작품이에요. 기타리스트로만 활동해오다가 나도 내 음악을 해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고, 혼자서 하는 작업이 많아 컴퓨터와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 작품이기도하니, 포인트가 될 만하죠. 그리고 이 작품 이후로 계속 연극음악가로 활동하게 되었으니 참 소중한 작품입니다.
연출님의 이야기를 빌려보자면 [연극,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는 2007년, 그러니까 10년 전에 쓰여진 희곡이라고 해요. 이 연극은 무엇이든지 꾸준히 오래해야 한다는 것을 신조로 긴 직장생활과 그보다 더 긴 연애를 해오던 평범한 남자의 연애가 끝나고, 다시 일상이 반복될 때, '나아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하루라는 시간 안에 담고 있어요. 그래서 희곡의 소제목들도 시간이고, 앨범의 곡 제목도 그에 맞는 시간이 되었어요.
배우 윤광희
이번 앨범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실제로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연기해온 배우 윤광희 님이 나레이션으로 참여했다는 부분이에요. 그냥 연극 작업으로 만든 음악만 발표하기에는 그 연극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 음악들에 연극의 대사를 입혀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배우 윤광희 님께 나레이션을 부탁드렸고, 흔쾌히 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나레이션이 함께 한 곡은 두 곡인데요. 한 곡은 "PM 2", 다른 한 곡은 "PM 8"입니다. "PM 2"는 극 중 브리핑을 망치고 생각에 균열이 오는 부분에 나오는 음악인데, 윤광희 배우가 그 위에 즉흥적으로 극 중 대사를 파편처럼 표현해주셨고, "PM 8"은 극의 후반부에 주인공이 런닝머신을 달릴 때 나오는 음악인데, 그 장면에서 나오는 대사를 그대로 표현해주셨어요.
레인보우99의 연극음악 프로젝트, 앞으로 한 작품씩 천천히 정리해 나가려합니다.
즐겁게 지켜봐주세요.
마지막으로 황이선 연출님의 글로 마무리를 하려고 해요.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는 지금까지도 공연중이다. 작품도 나이가 들어, 탈출하는 사람, 이탈되는 사람이 아니라 결국 다시 런닝머신 위에 올라가 달리는 남자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지만 'rainbow99'의 음악은 그대로 쓰인다. 그의 음악도 나이를 먹었다. 주인공인 윤광희 배우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에서 하차한다. (하지만 액팅코치로 참여한다. 결국 그는 이제 더 이상 불면증이 힘들지 않다고 고백했고 런닝머신을 타는 체력적 한계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우리는 이 공연을 통해 나이를 먹었다. 그간 많은 공연들을 해왔으나 우리 스스로 아직은 달릴 때라고 느끼는 것이다. 언젠가 이 공연이 더 이상 관객을 만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길 - 생각의 균열들에 모두 살아남길, 되돌아 갈 것인지, 멈출 것인지, 도망 칠 것인지 선택할 때 보다 자기 중심적이길 바래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