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대중음악상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부문 후보
Mikiki의 REAL Asian Music Report 2016년의 명작 10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여성의 몸, 억압, 사회적 시선을 노래하는 '75A'의 [75A]
앨범을 만드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앨범은 시간의 기록일 수도, 잘 만들어진 상품일 수도 있다. 앨범은 누군가에게 다시는 없을 감정의 순간이 될 수도, 미학적 성취가 될 수도 있다. [75A]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처음에 별 생각 없이 그레이와 오요가 좋아하는 것과 가진 것을 모아 시작한 프로젝트 '75A'의 첫 앨범 [75A]는 작업을 이어가며 어느새 참여자가 여성주의를 깨우친 기록이자 이를 바탕으로 전하는 메시지가 됐다.
[75A]는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16년 11월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사진집의 형태로 첫 공개 됐다. 사진가 박의령이 촬영한 웃옷 또는 브래지어를 벗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75명의 여성이 담겨 있는 사진집에 다운로드 코드 형태로 음반을 담았다. 이후 [75A]는 독립서점과 소규모 레코드숍을 통해 판매됐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듣고 싶다는 꾸준한 요구에 2016년 12월 발매된 디지털 싱글 [Man Ray System]에 이어 7월 5일 앨범 전곡을 발매한다.
'75A'가 어떤 프로젝트인지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말을 직접 듣는 게 가장 좋을 듯하다. 크라우드 펀딩 시 프로젝트의 의도에 대해 참여한 아티스트가 직접 남긴 코멘트를 옮겨 본다.
"나는 이제 내 몸을 긍정한다. 더는 작은 가슴을 불완전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다.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게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75A는 나에게 있어 그 과정의 기록이며 앞으로 수많은 여성과 함께 싸워나갈 수 있게 만든 시작점이다." -오요 (75A 보컬)
"방 안에서 사진을 볼 누군가를 위해 포즈를 짓지 않고, 그것이 밖이더라도 예술일까 외설일까 논의도 필요 없는. 한국을 사는 75명 여성의 브래지어 차림을 찍었습니다. 키와 몸무게, 직업, 나이, 사는 곳 어느 하나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자의와 권유를 기본으로 옷차림이나 포즈를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는 카메라를 응시하고 어떤 이는 눈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당당함과 후련함, 긴장감과 부끄럼이 이 사진들 안에 교차합니다. 가슴을 가리기 위한 도구를 또 가려야하는 불편함, 어긋난 시선 속에서 지내는 여성들의 기분, 그 일부분이 조금이나마 담겨 있습니다." -박의령 (사진가)
[75A]는 영국 베이스 음악을 바탕으로 날카롭고 때론 공간감 있는 기타 연주 그리고 서정적이면서도 씨니컬한 톤의 목소리가 만난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지만 동시대를 가로지르는 음악이다. 일본의 웹 매거진 Mikiki는 "REAL Asian Music Report 2016 년의 명작 / 명곡 10"에 75A를 선정하며 "US 인디과 공진하는 이러한 사운드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지에서 나오고 있어 확실히 세계 동시 진행의 시대에 들어온 것을 실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75A'는 오요를 중심으로 페미니즘 이벤트에 출연하며 다양한 음악가와 협업하는 프로젝트가 됐다. 시간의 흐름에서 결과물이자 시작점이 된 [75A]는 그레이가 프로듀스하고 오요가 곡과 가사를 만들었다. 해일의 미장이 기타를 연주했으며 천학주 엔지니어의 주도로 머쉬룸 레코딩즈에서 녹음과 일부 곡의 믹싱을 했다. 보컬 레코딩은 영기획의 음악가이기도 한 커널스트립의 진행으로 스튜디오 S3에서 했다. 회기동 단편선이 "파란 방"에서 보컬로 참여했다. 일부 곡의 믹싱과 마스터는 부스트 놉의 박경선 엔지니어가 맡았다. 앨범의 사진은 모두 박의령이 찍었으며 디자인은 SF가 맡았다. "Man Ray System"의 뮤직비디오는 미술가 콜렉티브 파트- 타임 스윗이 감독했다. 사진집은 으뜸 프로세스에서 인쇄했다. 디지털 음원 유통은 포크라노스에서 담당한다. [75A]는 영기획에서 발매된 스물한 번째 EP 이상의 앨범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