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보통의 삶]
2015년 12월에 발표되었던 [You & I] 이후, 거의 2년 만에 발표되는 '욘'의 네 번째 싱글은, 장르적 스타일로는 일렉트로닉인 [허황된 꿈], [내 안의 그 곳]과 포크인 [You & I]의 중간 지점에 와있다. 사실 '욘'이 추구하고 있는 음악적인 방향성은, 포크트로니카(Folktronica) 곧, 과거를 상징하는 포크 음악과 미래적 감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일렉트로니카를 섞어 현재를 표현하는 것이라, 이번 싱글이 그 적절한 지점을 들려주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아일랜드 민속악기, 아이리쉬 부주키(Irish Bouzuki)로 차분하게 시작되는 음악 [보통의 삶]은,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고조되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젊고 어린 시절의 다채로웠던 여러 감정들을 하나씩 잃어버리는 마음`을 표현한다. 이번 음악은 노래 없는 상태로도 칠(Chill)한 트랙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Instrumental 버전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어린 시절에 잠깐 살았던 프랑스에 나중에 다시 가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경험했던 일들도 생각났지만, 내가 거기 있었을 때 느꼈던 감정, 그 길을 걸을 때 느꼈던 기분, 그 일을 했을 때 느꼈던 느낌도 기억이 나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내가 아니니, 그 감정을 다시 느낄 수는 없었죠. 그러고 보니, 어릴 때 느꼈던 감정들은 참 다양했던 것 같아요. 처음 와본 곳에서 느낀 두려움 섞인 낯섦, 미래가 걱정되면서 태만하게 보냈던 무책임한 나른함, 무엇이 정의인지 생각도 해본 적 없으면서 느꼈던 무대뽀의 정의감, 많은 감정들이 이제는 모두 당연하고, 뭐 그냥 그렇고 그런 것이 되면서, 그 다채로운 감정들을 나는 더 이상 느낄 수 없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들은, 내가 더 이상 기억도 할 수 없는 많은 감정들을 얼마나 다양하게 느끼고 있는 걸까요. 다시 느낄 수 없는, 잃어버린 감정들이 그리워졌어요. 그네에 앉아 몸을 한껏 뒤로 젖히고 하늘에 떠 있는 낮의 달을 봤던 그 기분이 그립고, 약속이 없는데도 하릴없이 옷 구경이나 하면서 이대 앞을 돌아다니던 그 느낌이 그립고, 종로 2가 탑골 공원 맞은편 옷 가게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던 그 감정도 그리워요. 아마,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많던 감정을 자기도 모르게 하나씩 잃어버리면서 걸어가는 것인가 봐요. 그렇게 나이가 들어, '내가 왜 그랬을까'하는 후회만 마지막으로 남게 되는 것일까요? 그 마지막 남은 감정 '후회'도 내려놓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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