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디캣` [Cat`s Name is Choco]
소녀의 이야기
오늘도 그 언덕에 가면 그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편의점 앞에 자리 잡은 그 고양이는 그 주변 상가 식구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들 저마다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지만 난 그 애를 Choco 라고 부른다.
그 길을 지날때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나를 반기고 그 반가움에 매료되어 두달째 고양이에게 간식을 먹여주고 있다.
덕분에 나의 가방 안은 언제 만날지 모를 초코를 위한 간식으로 항상 채워져 있다.
어느날 윈디캣의 작업실에서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리더오빠에게 물어봤지만 ‘No’
팀이름을 윈디캣으로 지었으면서 고양이 키우는 건 왜 싫어하는지 모를 노릇이다.
나 혼자 독차지 하고 싶은 욕망이 극에 오를 때 즈음 사라졌다 초코가
주변상인 들에게 물어봐도 근래에는 통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초코는 어디로 갔을까?
초코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이 되서 우울하다.
고양이 이야기
사람들은 나를 제 멋대로 부른다.
‘야옹이’ ‘나비’ ‘바비’ ….
편의점 손님들이 남기고 간 음식을 착하게 생긴 알바녀석이 챙겨주는걸 신세지고 부터 줄 곳 여기 돌고개를 어슬렁 거리며 살고 있다.
어느 날 어느 소녀가 조심스레 다가와 아주 맛있는 음식을 조심스레 앞에 두고 갔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데도 그 소녀는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소녀는 나를 초코라고 불렀다.
한동안은 시간대를 잘 계산해서 그 주위를 서성이면 맛난 간식을 주는 그 소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몇 일 뒤 그 소녀가 나를 보는 눈빛이 아득해 보였다.
마치 '길 잃은 고양이'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그 눈빛, 난 너무 잘 안다.
그 눈빛으로 시작되는 인연은 꼭 버림받음으로 끝난다는걸 난 잘 안다.
그래 맞아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문 것 같다.
여기에 더 머문다면 소녀와 편의점이 나를 나약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다 또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날에는 또 다시 말 통하지 않는 인간의 집에서 수용소 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제 떠날 때가 됐다.
그 동안 고마웠다.
돌고개 주민들
잘 있어라.
프로듀싱 오영석
녹음 윈디캣
편곡 윈디캣
작곡 오영석, 김혜림
작사 오영석, 김혜림
자켓 디자인 김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