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보' [탈모]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마냥 꿈만 쫓는 소년일 것 만 같았는데. 드디어 서른이 되었다. 축 처지는 것이...날 둘러싸고 있는 공기가 어딘지 모르게 무겁고 주변 시선들도 뭔가 변한 것 같다. 기분 탓 일지도...하지만 정말로 변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신체적 변화이다. 머리가 빠진다. 무섭게 빠진다. 심각하게 빠진다. 미친 듯이 빠진다. 그 많던 머리 숱이 사막의 잡초 마냥 듬성 듬성. 빠지는 머리칼을 보면 찬란했던 20대의 기억과 추억들 모두 빠지는 것 같다. 붙잡고 싶지만 이미 빠져버린 머리를 붙잡을 수 없는 것처럼 놓아줘야 할 기억들은 놓아줘야겠지.
2017년 1월 3일 소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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