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어느 날, 작은 도마뱀 한 마리가 말을 걸어왔다.
"뭐가 그렇게 무서운 거야?"
"세상은 말이야. 두렵고 아픈 것투성이야. 그냥 지금이 편하고 좋아."
나는 대답했다.
그러자 작은 도마뱀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그래서 행복해?"
"매일이 행복할 순 없지만..."
나는 끝내 답하지 못했다.
작은 도마뱀은 얕은 한숨과 함께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뒤를 돌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꼬리 자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일단 한 번 해봐!"
돌아선 작은 도마뱀의 작디작은 꼬리엔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그 흉터들은 마치 꽃처럼,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