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PAE 한패 한진희 김보람의 위로가 담긴 네 번째 [winter in a dream]
1. 집시의 춤
2. 꿈속의 겨울
3. 꿈속의 겨울 (piano ver.)
2. 꿈속의 겨울
2020년 현대인들의 대다수는 많은 바쁨 속에 살고 있다.
뒤처질까 쉬지 않고 달리며 끊임없는 피곤함을 생성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 과학기술 시대의 발전으로 점점 직업은 사라져가고 걱정과 피곤만이 다가와 스트레스라는 이유 하에 여러 가지 원인 모를 질병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많은 즐길 거리가 있지만 현대 문화는 그것조차도 체력이 따라줘야 즐길 수 있다. 그러기에 음악 감상이란 행위는 거창하진 않아도 바로 우리를 공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정신적 쉼이 되지 않을까 한패는 생각한다.
꿈속의 겨울이란 곡은 피곤한 여름을 달래주기 위해 만든 곡이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덥고 끈적한 여름이 되면 우리는 찬바람이 불면서도 포근한 겨울을 꿈꾼다. 메마른 나뭇가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 한 잔, 순결한 듯 온 세상이 새하얀 눈으로 덮인 아름다운 배경과 차가운 기온에 모닥불이 타는 느낌을 생각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스르르 눈이 감겨 안식에 빠져들 것 같은 기분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겨울을 생각나게 하는 차가운 피아노 선율 위에 비브라토를 줄인 따스하고 부드러운 바이올린을 한음 한음 얹었다.
지구 온난화와 각종 사회재난으로 인해 점점 힘들고 지치는 이 여름, 한패의 '꿈속의 겨울'로 조금이나마 위로와 안식이 되길 바래본다.
1. 집시의 춤
이번 앨범에서 한패는 타이틀곡으로 첫 집시 왈츠를 선보인다.
집시와 연관이 적은 한국에는 아직 집시음악들이 많이 흐르지 않지만 한번 접하면 쉬이 잊히지 않는 매력적인 그들의 리듬과 멜로디는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아마도 인간적인 면이 많은 집시의 희로애락을 공감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집시는 나라가 없는 롬인 혹은 유랑 민족이라 볼 수 있다. 쉽게 생각한다면 떠돌이 서커스 느낌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들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런 아픔, 차별, 가난함 등을 예술로 승화시켰으며, 그들의 굴곡진 삶을 음악으로 표현함에 그 어떤 것보다도 잘 묘사하여 듣는 이에게 슬프면서도 해학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그런 그들의 다채로운 감정과 아픈 마음까지도 고스란히 들어간 선율들은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문화적 가치로도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정통 클래식 주자들은 인정을 안 하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그래도 연주자라면 그들의 음악을 한 번쯤은 연주해 봤을 것이다.
그리고 결코 쉽지 않음을 알 것이다.
그들만의 독특한 선율과 주법, 어려운 테크닉, 추임새, 느낌, 화성 등을 연구하지 않는다면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쓰고 연주하지 못할뿐더러 흉내 내기에 불과할 뿐이다. 그저 연구한다고 하여도 집시의 삶을 살아보지 못한 우리들이 혼 담긴 그들의 음악을 재현하긴 힘들겠지만, 그들의 선법을 빌려 아픔을 나누고자 함이 곡을 쓰고 연주하는 이유다.
이번 ‘집시의 춤’은 춤곡인 왈츠와 탱고리듬이 전체적으로 흐르며,
피아노 전주 없이 슬픈 감각의 독보적인 느낌을 바이올린으로 표현했다. 왈츠리듬 위에 집시 선율을 얹어 마치 귀족이라도 된 듯 왈츠를 추는 집시의 모습이 그려지고, 음울하면서도 우아한 피아노의 왈츠 선율 위에 한 발 한 발 차분한 스텝의 바이올린으로 고풍스러우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그 뒤로 더욱 고조된 아픈 호소를 바이올린의 고음으로 묘사했으며 점차 빠르게 기쁨과 희망, 즐거움, 분노가 뒤섞인 감정적인 부분과 함께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화성을 대입시켜 빠른 테크닉으로 서글픈 탱고가 완성된다.
곡에 집시의 희로애락을 담은 만큼 길고 듣기 어려워 복잡할 수 있지만 듣는 입장에서 주체적인 해석과 함께 부분적으로 생각하고 즐긴다면, 그들의 춤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타이틀곡 ‘집시의 춤’이다.
instagram @hanpae_
Produced by 한패 HANPAE
Composed by 김보람(Yulia)
Arranged by 김보람
Violin by 한진희
Piano by 김보람
Photo by Yoo.
Recorded by 신광재 @ Bastardz Music Lab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