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의 공백기 동안 더욱 성장해 보다 신선한 음악으로 돌아온 JIJI
7가지의 싱글 중 첫 번째 색깔 빨강(RED)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음악을 만들기 앞서 ‘어떤 주제의 음악을 만들까?’, ‘무슨 내용을 다룰까?’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 군다.’라는 과거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속담처럼 고민과 염려가 마음속을 가득 메워 오랫동안 마무리하지 못한 곡들이 넘쳐나던 상황이 지속되곤 했다.
갈피를 못 잡던 중에도 잔상이 계속해서 남던 아이디어 하나가 있었는데, ‘색깔’이란 형태가 지니고 있는 신비로움에 매료되었다.
‘색’이란 고유의 특징과 이름이 이미 정해져 있지만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고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특징에 큰 매력을 느껴 음악 안에 색깔을 입히고, 색깔을 음악으로 풀어내고 싶다는 강한 자극을 받았다.
상엔 다양한 색깔들이 있지만 색깔들을 떠올렸을 때 아무래도 나는 개인적으로 무지개의 색들이 떠오른다.
무지개의 색깔들은 모두에게 친숙하고 또 친숙하기에 각각의 색깔마다 부여한 감정이 있을 터고, 하지만 모두가 같은 감정을 공유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나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했다.
무지개에 담긴 색깔들을 하나하나 음악으로 풀어내고 싶었고, 음악을 세상에 내놓음으로 사람들에게 내가 느낀 색깔의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고, 사람들도 내 음악에서 각자의 감정을 음악에, 색깔에 풀어낼 수 있는 앨범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끝에 앨범 제작을 결정하게 됐다
앨범의 첫 주자가가 된 ‘빨간색’에는 어떤 형태의 음악을 담으면 좋을까 오랫동안 고민을 했는데 떠오른 오브젝트들 중 ‘빨간 문, 분홍신, 장미, 흐르는 피’ 등 ‘빨강’이 나에게 준 이미지는 굉장히 강렬한 느낌이었다
‘장미와도 같이 매혹적인 이미지를 가진 여성이 있다.
타인들의 눈에 보이는 그녀의 이미지는 붉게 빛나며 찬란한 듯해 보이지만 실은 그녀의 내면은 공허함과 무력감에 휩싸여 빈 껍데기 같이 텅 비었다.
그녀는 가려졌고 그저 그녀를 둘러싼 젊음만이 빛을 낼 뿐이다.’
빨강색이 내게 준 이미지는 진득하고 꾸덕꾸덕하고 텁텁했다.
마치 가면처럼 껍질처럼 포장지처럼 저 아름답고 영롱한 색깔 뒤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항상 주었던 것 같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고 해도 아름다운 것이 아니고,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해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 색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