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마 싸운드의 세 번째 컴필레이션 [나 좀 안아주세요]
용기를 내어 등 좀 밀어주세요. 라고 말하니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었던 가려움을 없앴고, 더러워진 판을 더는 볼 수 없었기에 판 좀 갈아주세요. 라고 당당히 외쳤더니 세상이 변화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2017년이 끝나가는 것이 아닌가!? 뭐라고? 난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5월 이후 세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변한 건 아니었다. 휴 그걸 이제야 깨닫다니. 날씨도 춥고 연말이라 분위기도 어수선한데 이런 나의 우울함과 외로움을 위로해줄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아- 누군가의 품에 폭 안기고 싶은 계절이다.
2017년 1월, 첫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등 좀 밀어주세요]를 발매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인디 레이블 불가마 싸운드의 1년을 정리, 결산하는 앨범으로 이번에도 총 6팀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팀들의 음악이 담겨있다.
[나 좀 안아주세요] 의 쇼케이스 공연이 12월 16일 저녁 6시. 홍대에 위치한 팟빵 사옥 지하 3층 공개홀에서 열린다. 쇼케이스 공연 겸 연말 파티 형식으로 펼쳐진다고 하니 공연장에 직접 방문하여 뜨겁고 시원한 불가마 싸운드의 음악을 느껴보길 바란다.
세상이 변할 수 있는 건 나, 당신, 우리들 같은 개개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세상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일 역시, 어쩌면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 좀 안아주세요.
곡 소개
01. "사실은" - '코르크'
연말연시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고 싶어서 쓴 곡인데, 어째 불쌍한 느낌이 나는 곡이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듣는 분들의 마음은 훈훈해 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02. "빈구름" – '오팔 (Oriental Palette)'
비가 가득 담긴 구름인 줄 알았지만, 비 하나 내리지 않는 빈 구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에 상실감을 표현한 노래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03. "백 마디 말보다는" – '톰톰'
사람과의 관계에서 대화는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가끔은 많은 말 보다 하나의 행동이 마음을 전달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은 말은 상대방을 지치게 하니까요. 그 마음을 노래로 만들어 봤습니다.
04. "황조가입니다" - '트리케라톱스'
고구려의 유리왕이 지은 황조가를 모티브로 하여 외로움을 재미있게 풀어낸 노랫말에 촐싹대는 듯한 기타 리프와 귀여운 멜로디가 조화를 이룬 가벼운 팝펑크 곡입니다.
05. "개" – '바이퍼스'
사랑은 양쪽의 소통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폭력일 뿐이겠죠.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나를 안아 달라며, 나를 피하지 말라며, 나를 미워하지 말라며 울부짖는 사람에 대한 노래입니다.
06. "외다리 트위스트 댄서 (Remastered)" - '도도어스'
도도어스의 두 번째 EP에 발매했던 곡을 리마스터 해서 수록하였습니다. 정열적으로 처절하게 춤을 추는 외다리 댄서가 원하는 건 사랑인가 돈인가. 라틴 리듬을 차용했지만, 라틴의 정서를 담지 않아 모던함이 살아있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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