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min [snow]
11min은 11(김지연)과 min(민상용)이 함께하는 프로젝트팀입니다. 그들의 음악은 피아노와 드럼이라는 두가지 악기로 구성된 미니멀한 어쿠스틱 연주 음악으로 묘사되면서도 재즈, 엠비언트, 일렉트로닉 음악들과 연결됩니다.
11은 음악가이자 사운드아티스트인 김지연의 또다른 이름입니다. 2014년 다섯곡의 전자음악이 담긴 앨범 [11EP]을, 2017년에는 피아노로 작업한 [투명한 음악]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장현준, 최승윤 등 안무가들의 무용작업에 음악을 맡았고,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김군](연출 강상우)의 영화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웨더리포트'라는 팀에서는 이강일 작가와 라이브 스트리밍 매체를 탐구하는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를 만듭니다.
min은 드럼 연주자, 앨범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민상용의 또다른 이름입니다. 세컨세션의 멤버였고, 현재는 스튜디오 로그에서 앨범 제작 활동을 합니다. 이승열, 최고은, 정밀아,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등 여러 아티스트들의 앨범 작업을 하였습니다.
11과 min은 11의 [Transparent Music] 앨범 제작을 계기로 만나 교류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작업한 이 음반은 2018년 한국대중음악상 재즈 앤 크로스오버 분야 앨범부분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2018년 음악가 이태훈씨의 초대로 무대륙에서 처음 11min으로 공연을 하였고, 2019년 1월 녹음을 시작하면서 앨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서로의 연주를 녹음한 파일을 메일로 주고 받으면서 곡을 만드는 작업부터 악기 녹음, 믹싱을 모두 함께 했습니다.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LP 음반 제작 및 음악영상 제작비를 모아서 올해 9월 정식 발매를 합니다.
앨범의 A SIDE에는 피아노, 드럼 연주가 중심이되는 4곡의 연주곡이, B SIDE에는 전자음악 계열의 2곡이 수록됩니다. 앨범 제작 초기부터 LP 형태를 염두하고 앨범의 구성을 계획하였습니다. A SIDE에서는 11의 정적이고 미니멀한 음진행과 연주 스타일이 min의 그루브를 만나 눈, 바람, 돌, 빛 등의 현상이 만드는 느린 춤곡을 형성해갑니다. B SIDE에 실린 두곡은 11이 프로듀싱한 청취자의 감상 및 댄스를 위한 음악입니다. 'snow'의 리믹스 버전인 'snow keeps falling(snowREMIX)'은 한없이 변주되고 이어지는 감상용 음악이며, 'lowdrum'의 오리지널 모티프이기도 했던 'loose'는 허밍이 리드하는 피아노, 드럼 루프로 구성된 엠비언트 댄스 음악입니다.
연주 녹음은 min의 작업실이기도 한 스튜디오 로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피아노는 11이, 드럼은 min이 각각 녹음하였고 구글드라이브를 통해 녹음 머티리얼을 주고받으면서 곡의 흐름과 톤을 잡아갔습니다. 하나의 그림을 두가지 색으로 형성해가듯 작업했습니다. 악기 녹음과정에서 11은 피아노와의 가까운 거리감을 살리기 위해 작은 컨덴서 마이크인 dpa 라발리에 마이크를 주로 사용하였고, 소리의 톤과 텍스쳐를 찾는 과정에서 업라이트 피아노에서 강조되지 않는 뮤트페달, 소프트페달, 다양한 패브릭을 활용하였습니다. min은 층고 높은 스튜디오 부스의 느낌을 살리고 자연스러운 사운드 구현을 위해 단 세 개의 마이킹으로 드럼을 녹음한 후 간결하게 믹싱하였습니다.
11min은 [snow] vinyl 앨범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제작사 핸들위드케어를 통해 300장 한정으로 제작했습니다. 국내 오프라인 음반 매장 및 언리미티드 에디션 11 등의 독립출판물마켓을 통해 판매할 예정입니다.
본 앨범의 타이틀 곡인 'snow'의 영상 작업을 미술가 차미혜가 맡아 연출하였습니다. "낮과 밤, 장소의 안과 밖, 악기를 떠난 몸, 움직임 등의 사이를 유연하게 가로지르거나 부유하는", "명멸하는 어떤 것"을 담은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11과 min의 작업 공간인 적도와 스튜디오 로그, 그리고 구산동과 연희동 뒷산에서 겨울이 아닌 초봄부터 늦여름까지 촬영하면서 'snow'의 의미와 이미지의 레이어를 작가의 눈으로 새롭게 접근하였습니다. 최종 영상은 9월 발매공연에서 스크리닝의 형태로 처음 상영 됩니다.
트랙 소개
본 앨범은 바이닐 음반 포맷에 맞춰 A, B사이드로 구성되었습니다. 디지털앨범에는 바이닐 음반 포맷을 그대로 따라서 곡의 순서를 정하였습니다.
A SIDE
snow
눈길을 내며 걸어가는 두 사람을 상상하며 만든 곡입니다. 은빛을 내며 나리는 눈송이를 맞으며 계속 어딘가를 걸어가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만들었습니다.
gust
빠르고 화려한 바람의 결을 하프 줄처럼 건드리는 피아노와 어떤어떤 그루브가 만납니다. 11은 피아노 건반을 치기 보다는 훑거나 매만지고 싶었습니다. min은 돌풍을 뜻하는 단어인 gust라는 제목을 이곡에 붙여주었습니다.
stone
소리나는 돌들을 2개의 말레 스틱으로 두드리는듯한 피아노 연주는 두음 간의 음간격만을 계속 변화시키며 화음을 전개해갑니다. 드럼은 응축된 에너지로 곡의 긴장과 이완을 조절합니다.
lowdrum
min이 연주한 드럼샘플을 11이 컴퓨터로 변형하여 새로운 비트로 만들고 min이 이를 듣고 다시 연주하여 만든 비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위에 피아노가 유영하듯 음과 화성들을 전개하는 곡입니다. 수록곡 중 유일하게 함께 연주하고 원테이크로 녹음했습니다.
B SIDE
snow keeps falling (snowREMIX)
snow가 완성된 이후 11은 이곡을 늦은밤, 나직하게 틀어두고 듣기 좋은 전자음악 버전으로 만들고 싶었고 snow의 전개를 따라 가면서도 다른 말투로 이야기하는 끝나지 않을듯 계속 변형되는 리믹스 트랙을 만들었습니다.
loose
lowdrum의 오리지널 모티프가 된 곡입니다. 11은 피아노 샘플을 변형하여 루프를 만들고 여기에 min이 연주한 드럼샘플을 컴퓨터로 변형하여 새로운 비트를 얹고, 그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허밍처럼 흘러나오는 선율과 멜로디를 피아노와 목소리로 노래합니다. 따뜻한 물에 담궈진 찻잎(loose leaf)처럼 펼쳐지고, 잠겨지고, 관능적인 그런 느낌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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