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미연 [자작나무다]
1. 시인 백석(白石)의 백화(白樺)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시인은 1912년 7월 1일,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다.
-시인이 1930년대 함경도를 여행하며 본 풍경을 노래한 작품이다.
-자작나무는 질이 좋고 썩지 않으며 벌레가 먹지 않아서 건축이나 조각 재료로 많이 쓰인다.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의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이렇게 귀한 자작나무가 함경도 산골에서는 흔하디흔해서 집의 대들보, 기둥, 문살, 장작, 우물까지 자작나무로 턱을 쌓았다는 것이다. 시인은 온통 자작나무가 둘러친 함경도 산골의 신비한 풍경에 흠뻑 빠져 있다. 그러면서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보인다" 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언뜻 드러낸다.
2. 작품 해설
- 글 류형선
백석의 고향이 평안도 정주이고, 그는 외롭고 높고 쓸쓸한 한 생애를 시로 살았으며, 이 시의 말미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절제와 애절함의 긴장으로 배어 나오는 것을 보아 백석의 시 <백화>는 서도소리의 결로 빚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백석만큼 나도 자작나무를 사랑하였으나 그리 온전히 고백할 자신은 없었다. 마치 걸어 다니는 자작나무 같은 공미연을 만나서, 풋풋하고 순전한 감수성으로 서도가락을 빚게 된 것이 내겐 더 없는 행운이다. 공미연에게 백석의 노래를 몇 작품 더 부르게 할 작심이다. 백석의 시를 노래하면서 공미연 음악의 보폭이 ‘외롭고 높고 쓸쓸한’ 지점으로 한층 정교해질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자작나무로 뒤덮여 있을, 백석이 가본 그 산골 어딘가에서 공미연이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꼭 한번은 보고 싶다.
......그런데 이 곡에서 ‘자작나무다’ 는 몇 번 나오게 되는 것일까?
3. 경기소리꾼 공미연의 디지털 싱글 <자작나무다>
-공미연은,
경기민요에 천착하되 다양한 창작과 실험이 행해지는 무대에서 활동해왔으며, 전통을 바탕으로 창의적 발성과 아이디어를 발휘하는 무대 경험을 쌓아왔다. ‘지난날 사랑받던 민요는 왜 사람들에게서 멀어졌는가?’ 하는 의문을 품고, 창작국악그룹 ‘별악’ 이라는 단체를 결성하여 지금을 사는 사람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민요를 새로이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또한 경기소리꾼들이 만든 경기가창앙상블 ‘모해’ 에서 전통가창의 새로운 발성법에 관한 진지한 모색을 해오고 있다.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와의 오랜 협업을 통해 판소리 작창방식을 경기소리에 차용, 서사적 구조로 짜인 경기소리의 새로운 가능성에 착안하게 되었다. ‘공미연의 돋을새김’ 프로젝트를 통해 경서도 소리로 현대적 서사를 풀어내는 ‘이야기꾼으로서의 경기소리꾼’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본 디지털 싱글 <자작나무다> 는 공미연의 솔로 데뷔 무대인 <공미연 돋을새김 01st – 이면을 그리다 / 플랫폼 창동 61> 에서 백석의 시에 류형선이 곡을 붙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과 함께 초연한 작품이고, 2018년 12월에 디지털 싱글로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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