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99의 여행프로젝트 여덟 번째,
가까운 듯 멀리 있는 여름의 화성.
안녕하세요. 레인보우99입니다.
8월의 여행지는 가까운듯하지만 멀리 있는 경기도 화성의 바닷가입니다. 이번 달에는 저나 촬영과 사진작업으로 함께 하고 계신 왕민철 감독님이나 각자의 작업들로 시간 만들기가 어려웠는데요. 그래서 멀지 않은 여행지를 찾던 차에 그래도 여름이고 휴가철이기도 하니까 바다로 가보자며 가까운 바다를 찾아 떠난 곳이 바로 경기도 화성의 바닷가입니다.
궁평유원지
화성에서 작업한 첫 번째 장소는 궁평유원지입니다. 궁평유원지는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궁평항과 붙어있고, 화성팔경 중 제 4경이기도한 궁평 낙조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하지만 궁평유원지의 첫 인상은 기대와는 달리 뭔가 버려져있다는 느낌이었어요. 유원지로 들어가는 길은 꽤 오래 방치되어 비포장도로 같다는 착각을 줄 정도였고, 길옆으로 한때는 성업했을 식당들과 횟집이 버려진 채 방치되어 있었어요. 유원지에는 어르신들의 취향에 맞추어진 주점이 두 군데 정도 영업하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많이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그래도 궁평유원지의 해송 숲은 너무도 시원했고, 사람들도 많지 않아(대부분 근처의 어르신들 같아보였어요.) 가만히 앉아서 작업하기에는 꽤 좋은 장소였습니다. 처음에는 버려진 모습들만 보였지만 시간을 보내보니 왜 우리나라의 5대 낙조 중 하나인지도 보이고, 식당들은 버려져있었지만 그 자체로 귀여워 보이기도 했고, 캠핑을 할 만한 장소도 많아서 친구들과 한 번 더 와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매향리
화성에서 작업한 두 번째 장소는 매향리입니다. 궁평유원지로 향하는 길에 ‘매향리’라는 도로 표지판을 보고는 ‘이 매향리가 그 매향리인가?’하며 지나갔는데요. 그 매향리가 그 매향리가 맞더라고요. 매향리는 195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군의 폭격사격장(일반 사격장이 아닌, 전투기들의 폭격을 위한 사격장으로, 소음피해는 물론 오폭으로 인한 사상사고도 벌어져 왔다고 합니다. 지금은 군산앞바다의 작은 섬으로 옮겨졌다고 해요.)으로 사용되었고, 미선이 효순이 사건이 일어났던 지역이기도 합니다. 작업과 연주는 화성방조제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고 철새인 도요새들의 서식지이기도 한 매향리 습지에서 이루어졌는데, 아무도 없는 습지에 홀로 서서 연주하는 경험은 한동안 남을 것 같아요.
여행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점 중에 하나는 어디에든 아픈 역사들이 있다는 것인데요. 그 만큼 우리가 기억하고 보존해야할 역사와 장소가 많다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가끔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역사도 한 번 알아보면 어떨까해요. 21세기인 만큼 검색한번이면 알 수 있습니다.
벌써 휴가철도 지나버린 여름의 끝자락, 하지만 여전히 덥고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어디로든 떠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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