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10th [뿌리 깊은 나무]
암흑 같은 땅, 그 너머의 열매를 바라보는 [뿌리 깊은 나무]
일상의 언어로 표현한 우리네 삶과 그 미래
Light And SalT(이하 LAST)가 오랜만에 자작곡을 발표한다. LAST는 2008년 첫 싱글음반을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그들의 음악적 정체성을 잃지 않는 가운데 실험과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 실험은 ‘작가주의적 음악’과 ‘대중적 음악’의 두 축으로 나뉜다. ‘작가주의적’이 [Flying Heart](2010), [향기](2017) 등 LAST 특유의 가창력을 극대화시켜 ‘LAST다움’에 집중한 것이라면, [Wonderful Peace](2008), [Sing Sing Sing](2016), [My Lord God Almighty](2018) 등 한국교회가 사랑한 곡들을 그들만의 색깔로 리메이크하여 다음세대와의 접근성을 넓힌 것이 ‘대중적’ 접근이라 하겠다.
올해 첫 싱글앨범인 [뿌리 깊은 나무]는 음악적으로는 ‘작가주의’를, 메시지로는 ‘대중성’을 지향한다. 여기서 ‘메시지의 대중성’이란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만한 주제’라는 뜻이다. 그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만한 주제는, ‘세상에 잇대어 사는 그리스도인의 고독한 삶’이다. 그래서 일상을 품고 있는 [뿌리 깊은 나무]의 가사는 처연하다.
‘오랜 시간 견뎌내다 지친다’
‘바동대고 치댄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열매’,
‘묵묵히 버틴다’
찬양사역자의 또 다른 사명 중 하나가 일상에 찌든 그리스도인의 마음을 대신 표현해 주고 그러한 마음으로 어떻게 기도하고 찬양해야 하는지 가이드해 주는 것이라 했을 때, 이런 일상의 언어의 가사는 공감을 넘어 힐링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힐링은 재림의 때를 바라고 기다리며 살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미래 지향적인 삶을 격려한다. 비록 오늘의 삶이 고될 지라도 우리가 결국 걸어야 할 길은 좁은 길이란 걸, 그리고 그 길을 걷고 있는 우리를 하나님이 반드시 보고 계시다는 걸, 그래서 ‘묵묵히 버틸’ 수 있다는 걸 말이다.
‘뿌리 깊은 나무 가뭄 안 탄다’는 말이 있다. 그리스도 안에 깊이 뿌리 박힌 그리스도인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열매’인 ‘사랑, 희락, 화평, 오래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의 열매를 맺으면서도 버텨 낼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지치고, 치대고, 무명하나 버티는 것’은 무능함이 아닌 무기가 되어, 더욱 일상에 뿌리박힌 믿음을 소유하게 하고 세상을 이길 힘이 된다. 패러독스로 가득한 그리스도인의 이러한 삶을 노래한 [뿌리 깊은 나무]는 LAST의 막내 이현우의 작품이다. LAST의 초기 멤버인 이실라와 꾸준히 자신의 작사/곡에 편곡까지 해 왔던 강원구를 이어 LAST의 내부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 저력은 음악성을 물론 신앙의 깊이까지 포함한 저력이다.
시선은 미래에 두고 두 발은 힘 있게 땅 위에서 버티고 살아가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숙명을 ‘뿌리가 깊은 나무’에 빗댄 은유도, 그 쓸쓸한 은유를 깊이 있는 숨으로 표현한 LAST의 파워풀한 가창력도, 모두 LAST가 내린 뿌리의 깊이를 가늠하게 한다. 그리고 오늘을 사는 나와 너,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은 우리네 깊이도 어림잡아 보게 한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말씀해 주셨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 그 안에서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 위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골 2:6-7)’
그리스도 안에서 뿌리 깊은 나무는, 믿음 위에 굳게 서 있기에 ‘묵묵히 버틸 수’ 있다.
글. 오현정(‘이달의 CCM’ 리뷰단, [월간목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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