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스하퍼 (A Grasshopper)' [양말을 벗고]
아니,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들의 두번째 디지털 싱글 [양말을 벗고] 를 처음 들었을 때 말이다.
물론, 고집스럽게 기타가 중심이 되어 곡을 이끌어 가는 밴드 지향적인 편곡이라든지
국내에서 특히 더 안 먹어주는(?) 질감의 사운드라든지 분명 그런 공통 분모는 존재했지만
기본적인 정서랄까, 분위기는 전혀 다른 사람이 비슷한 지향점으로 쓴 곡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첫번째 디지털 싱글과는 이질감이 있었다.
"계속해서 거의 모든 싱글들이 다를 거에요."
자신 있다는 것인지, 모든 걸 포기하고 될대로 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그들의 반응.
"그냥 이번에는 어렵지만, 잘 못하지만 Funky한거 한번 섞어보고 싶었어요.
Led Zeppelin의 Trampled Under Foot 처럼요. 그리고 Funky하니까 뭔가 유머러스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양말 벗다가 뒤집어져서 싸운 얘기를 쓰다 보니 어느새 웃기지도 않고 슬퍼졌다나.
"그래서 그 양말이라는 걸 매개체로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 말고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 이런 걸 해보자 하다 보니
갑자기 (의도한 만큼 표현은 안됐지만) 살짝 싸이키델릭도 넣어보자,,
후반부에는 전형적이더라도 요즘에는 흔히 들을 수는 없는 헤비메탈 리프로 마무리해 보자,,
아 몰라 후렴구 만큼은 코러스 풍성하게 한번 넣어 볼래,,
어쨌든 상처와 그리움이 나름 Funky하게(?) 나온 것 같아요. ㅎㅎㅎ "
갑자기 얘기하다 말고 자리를 뜨려는 그들에게 하던 사람들도 그만둘 그 나이에
굳이 한땀 한땀 공들여 음원을 발표하는 이유를 물어봤는데, 대답 대신 돌아온 것은 특유의 그 미소 뿐.
다음번 만남을 기약할 수밖에. 글 / 음악평론가 김대봉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