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렌]
비 내리던 파리의 어느 오후
뤽상부르 공원 근처 골목 카페
따듯한 카페 알롱제 한 잔과 레몬 마들렌 한 조각.
오래전 그날
내 생각이 나 직접 만들었다며
맛있을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건넨 마들렌 한 상자
마들렌 한 조각에
나는 온전히 그때 그 날로 돌아간다.
우리가 타던 273 버스와
함께 얘기했던 둘만의 미래
나는 어떤 계절을 좋아하냐 물었고,
너는 가을 아침의 냄새가 좋다고 답을 했다.
나는 날씨가 춥지 않냐 물었고,
너는 내 손이 따듯하다며 웃어 보였다.
시간은 흘러
낯선 이방 도시에서
마들렌 한 조각에 잠시 너를 추억했으며, 그리고 미안해했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비는 그쳐
길거리에 서서히 햇살이 넘실대고 있었다.
2016. 10. 21. 15: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