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목 '겨울 3연작' 두 번째 싱글, [우리의 날들]
온전한 세상을 꿈꾸며
아프지만 앓기를 포기할 수 없고, 무서운 꿈으로나마 온기를 그리워하는 마음까지가 전부 사랑일 것이다. 아픔도 그리움도 모두 놓아버릴 때 비로소 모든 것이 흘러가기 시작한다. 갈대숲을 지나는 바람과 새벽 비처럼, 무형의 감정은 오직 형태 없이 흘러가는 힘을 빌어서만 보낼 수 있다. 화자의 긴 편지 같은 방백을 들어야 할 단 한 사람. 하지만 간절한 바람조차 모르고 살 때 이야기는 진짜 엔딩을 맞는다.
손이 시려 오래 쥘 수 없던 얼음은 이제 녹아서 쥘 수조차 없다. 그러나 다음으로 걸어갈 용기 곁엔 모르는 새 빌어준 누군가의 마음이 함께하는 것은 아닐까.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언젠가 나를 잘 알던 사람의 마음 말이다.
글 / 흩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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