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목 '겨울 3연작' 세 번째 싱글, [흔적]
그대 흔적 속에 잠긴다
보내도 가지 않는 시간을 품느라 겨울이 다 갔다. 겨우내 눌러앉았던 시간은 흔적을 남겼고, 질감을 가진 어떤 세계가 되었다. 움푹 팬 흔적은 무서운 꿈이자 생채기다. 하지만 밀어내길 멈추고 사라지지 않는 흔적을 인정할 때, 움푹 팬 음각에도 새 살이 돋는다. 뚜벅뚜벅. 걸음마다 양감을 띠고, 양각이 되어가던 흔적은 어느새 다음 계절에 도착했다. 짓무르지 않고 새 살이 잘 돋았으니 해빙기를 맞은 이 공기 속에 녹아들어보기로 한다.
도처에 흔적이 있다.
흔적이 머무는 세계는 마침내 봄이다.
글 / 흩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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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yearin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