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그리 밝지도, 어둡지도-
팝 프로젝트 '레코드벨'의 새 EP [RECORDBELL]
데뷔 이후의 첫 미니앨범 발매
얄궂은 삶의 온도를 노래한 "사소한 사람", "경기도의 딸" 등 수록
1년 전 “아홉수는 안 좋다지만 좋은 일도 있었답니다”라며 담담히 "스물아홉"으로 데뷔한 레코드벨. 그들의 음악은 언제나 ‘애매’하다. 밝은 멜로디와 편곡 위에 일상의 우울과 무기력함을 이야기하지만 또 그렇다고 비관하거나 염세적으로 빠지지도 않는다. 이것이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 대부분의 모습이 아닐까. 그런 그들이 동명의 미니앨범 [RECORDBELL]을 발표했다. 한낮의 햇살이 비춰 들어오지만 어두워 보이는 공간의 커버사진이 인상적이다.
“이번 신곡들은 주로 공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서로간 마음의 공간(사소한 사람), 물리적인 공간(경기도의 딸), 여기가 아닌 날 해방시켜 줄 어떤 공간(Dorothy), 이런 이미지를 담아낼 수 있는 사진으로 그리 밝다하기도, 어둡다 하기도 애매한 ‘어떤 공간’의 사진을 커버로 사용했습니다.” -프로듀서 강조성-
타이틀 곡 "경기도의 딸" 역시 이런 앨범의 테마를 잘 드러내고 있다. 당신을 보기 위해 그 먼 길을 오가는 나이지만, 당신이 내 입장을 몰라주는 것이 싫고 또 그렇다고 너무 잘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싫다는 그런 얄궂은 마음. 특히나 심통 부리는 듯한 가사와 함께하는 드라마틱한 편곡이 서사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더블 타이틀 곡 "사소한 사람"은 내가 상대방에게 어떤 상처나 고민도 되지 못하는 사소한 존재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읊조리는 곡이다. 스스로를 ‘위로의 자판기’라고 부르는 대목에서는 슬픔 속에 피어나는 위트마저 느껴진다.
'레코드벨'은 슈퍼키드의 베이시스트 겸 프로듀서 강조성(닉네임 헤비포터)이 대학 후배인 보컬리스트 김보라와 함께 결성한 팝 프로젝트이다. 팝적인 멜로디 위에 밀도 높은 가사를 올리는 음악을 추구한다. 그들은 스스로 본인들의 음악이 ‘애매’하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그것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실제로 가장 우리의 체온에 가까운 온도가 아닐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