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미도입니다.
여러분 모두 각자의 고단한 시기를 보내고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잔 바람에 이리저리 휘청이기도, 또 우주처럼 영 종잡을 수 없는 세상에 좌절하기도 했어요.
늘 아득바득 노력하고, 그로 하여금 한 뼘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했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는 삶이 참 야속해집니다.
굳고 곧은 심지를 가지고 있다 자부했건만, '똑' 하고 부러지고 나니 보잘 것 없는 잔해만 가득하더군요.
그럼에도 다시금 일어서고, 또 새로운 작품을 여러분께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1. '라플레시아'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지만, 악취가 지독한 꽃 라플레시아에서 영감을 받아 쓴 곡입니다.
저는 제 음악의 깊고 강렬한 맛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제 음악을 이상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에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어요.
아무도 찾지 않는 깊은 숲, 그 속에 고독하게 피어있는 라플레시아. 제 존재를 이에 빗대어 써내려갔습니다.
또 이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제 손으로 완성해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2. '라디오혁명'은 미디어의 은총에 대한 갈증, 결핍, 그리고 분노를 담아낸 곡입니다.
인디 뮤지션으로서, 제가 마치 인형뽑기 기계 안의 인형같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집게가 부디 나를 끌어올려주기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인형이요.
미디어도, 자본의 햇살이 드리우지 못한 제게 세상은 서글픈 그늘같습니다. 직접 제작한 뮤직비디오에도 그런 의미를 담아보았어요.
저작권이 만료된 1930-40년대 영화들의 장면을 골라내어 나열하고, 또 제가 그 프레임 안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 영화들도 그 당시 사람들의 많은 노력과 의도가 들어간 작품일거에요. 그럼에도 오로지 자극적인 제목과 장면만을 잘라내어 사용하는 제작과정은,
마치 미디어가 대중의 이목을 끌 요소들만 입맛대로 골라내는 것과 유사했습니다. 이 과정 자체 또한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풍자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께서, 늘 제 음악을 재밌고 흥미롭게 들어주시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항상 건강 챙기셔요! 몸의 건강, 그리고 마음의 건강 모두요.
저는 또 다음 앨범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