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로스 - 송곳]
안녕하세요. 더 크로스 입니다.
사실 앨범 소개는 마치 기사 쓰듯이 딱딱하게 쓰는 것이 정석이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저희들의 마음과 생각이 가감 없이 전달되었으면 해서 이렇게 주절주절 글을 쓰게 됐습니다.
5년여 만에 새로운 노래가 나왔습니다. 제목은 '송곳'.
사랑 노래도 좋고 SWAG있는 노래도 좋지만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 그것이 이제 데뷔 16년이 된 우리 팀이 가져갈 포지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놓아서는 안 되는 희망, 사회에 대한 날선 비판, 혹은 살다가 느낀 진리, 그도 아니면 빛을 좇느라 생긴 어둠과 그 속에 놓여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노래하는 그런 사람들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송곳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부조리함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서로의 입장이나 관계, 그런 것에서 종종 겪게 되는 비참함. 그런 것들을 노래한 곡입니다.
음악적으로도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록이 좋아서 음악을 시작한 케이스였고 앞으로도 계속 록을 하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다만 우리가 듣고 자란 록의 형태를 고집한다는 것은 구시대의 음악을 하는 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쩌면 록 뮤지션들이 클래식한 록만을 고집하는 바람에 록이라는 장르 자체가 점점 대중의 외면을 받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저희가, 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정도의 천재들은 아니겠으나 록이라는 것을 기본 베이스에 두고 시대에 맞게 이런 저런 변화를 주는 것도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체력이 좋지 않아 또 다시 신곡을 준비하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약 5년간 고민하며 녹음하고 지우고, 또 긴 시간 다듬었습니다. 인내를 가지고 저희 음악을 기다려주신 팬들과 함께 작업 해주신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떠한 시련과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고, 죽는 날까지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20.07.02.
더 크로스 김혁건, 이시하
Ps. 사랑하는 기영 누나와 함께 하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노래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최고의 보컬이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항상 먼저 연락주시고 챙겨주시는 박기영 선배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