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예진 1st Ep [날 잡아줄 사람]
글을 모으고 보니 온통 타인에 의한 이야기뿐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무너질까 기대지 않는다면서도
날 잡아줄 사람을 늘 기대했던 거다.
붙들려 있지 못할 거라 단정 짓고 도망 다니던 것도,
날 맡길 누군가의 앞을 기웃거리던 것도
그러고 보면 다 마음 놓을 곳을 찾기 위함이었다.
건강하지 못한 마음으로는 붙잡을 일밖에 없다는 걸 모른 채
나는 그저 안전히 붙들려가기를 원했다.
1. 소나기 (Showers)
매 순간 마음을 돌려볼까 싶다가도, 다시 의심하고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는 나. 그리고 여전히 의심일지 모를 너의 때가 한순간 쏟아지는 소나기에 씻겨질 수 있었더라면 참 좋았겠다.
2. 달리 (As I am)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켜내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져야만 한다.
3. 이럴 줄 알았어 (I knew)
버림받을까 조마조마하고 위태롭던 날들이 있었다. 마음이 분주해지니 형편없는 속내들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구 흘렀고, 흘러버린 그 말들은 내가 못난 사람이라는 걸 증명했다.
4. 버리고 가자 (Let go)
흠을 들키지 않은 얕은 관계에 익숙한 나에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누군가와 깊어지는 일이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구겨진 마음들을 다시 펼 수 없는 거라면 그 관계를 다 버린 채 떠나고 싶었다.
5. 이미 (Already)
마음이 멋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날이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