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내면을 달처럼 비추는 일렉트로닉 음악 프로듀서
동찬(Dongchan)이 바라본 네 가지 달(月)의 모양
[태양 같은 달]은 정규 앨범 [Walking Through the Galaxy]와 [안개(Fog)], 싱글 [빛과 같이 쏟아지는] 그리고 덥인(Dubinvain)과의 프로젝트 그룹 FFRD로 두 장의 EP [현대음악], [WHAT YOU NEED]를 발표하며 꾸준한 활동을 보여준 일렉트로닉 음악 프로듀서 동찬(Dongchan)이 2020년을 회고하며 발표하는 EP다.
클래식 작곡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컴퓨터 음악을 공부한 그의 음악 장르는 ‘일렉트로닉 음악’이라는 큰 우산을 제외하고 뭐라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IDM과 다운템포를 오가는 비트에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을 들려줬던 그의 음악은 [안개(Fog)]를 기점으로 뿌옇게 퍼지는 안개처럼 스펙트럼을 넓힌 그는 [빛과 같이 쏟아지는]과 [WHAT YOU NEED]에서는 공격적인 사운드의 댄스 음악을 들려주며 스스로의 한계를 정의 내리길 거부하는 듯하다. 그런데도 그의 음악에는 ‘아 동찬이구나!’ 할 만한 그만의 스타일이 담겨 있다. 동찬 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전형성이라는 길에서 자꾸 다른 곳으로 스텝을 돌리는 독창적인 작법이다. 여기에는 클래식과 컴퓨터 음악을 함께 공부한 그의 정체성도 한몫할 것이다.
[태양 같은 달]에서 그는 영국 기반의 베이스 음악에서 영향받아 전보다 능숙해진, 한편으로는 능청스럽다고 할 만한 자신만의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준다.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달. 영기획의 컴필레이션 [3 Little Wacks]의 ‘고양이’부터 [안개(Fog)] 등, 동찬(Dongchan)은 자신 주변의 작은 사물과 자연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면의 심상을 펼친다. 직전에 발표한 곡들의 공격성을 삼키고 보다 내면에 집중한 모양새로 곰곰이 뜯어 듣는 재미가 있는 곡들이다. 4곡으로 이뤄진 작은 규모의 음반이지만 모든 곡에서 보컬리스트와 함께한 것도 재미있는 변화다.
-하박국 (영기획YOUNG,GIFTED&WACK Records 대표)
정규 작업이 생각보다 길어질 듯하고, 작금의 시대 탓인지 닳고 닳은 마음뿐입니다. 조용히 있고 싶어 조그만 소품집을 꺼내 보았어요. 달은 밤에 뜨는 달, 그리고 저와 모두가 견뎌온 세월의 달 두 가지 뜻으로 생각해주세요.
2020년을 상반기 심정을 FFRD 를 통해 거칠게 말하고 나니, 어느 순간 마음이 차분해지는 순간이 왔어요. 제가 아무리 용을 쓴 들 바뀔 수 없는 일들 밖에 없었지요. 매일 늦은 밤 홀로 산책을 하며 봐 왔던 세계를 기록하기 위해 4곡을 준비했습니다. 잘 들어주세요.
1. 태양 같은 달 (Feat. 최가은) / Moon like the sun
- 눈이 부실 만큼 큰 달을 보고 ‘무슨 태양 같다’는 생각에 작곡한 곡입니다. 하루 중 태양 보는 날 보다 달을 보는 날이 더 많은 달(月)을 보내던 순간을 기록했습니다.
2. 구름 같은 달 (Feat. 2muchblack) / Moon like clouds
- 어느 달(月)은 구름이 잔뜩 낀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달은 너무 밝아서 구름을 뚫고 빛을 내고 있었어요. ‘무슨 구름이 달 같다’는 생각에 작곡한 곡입니다.
3. 쏟아지는 달 (Feat. 최가은) / Pouring moon
-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달(月)에 작업한 곡입니다. 사람 만나기 가장 힘든 기간이었습니다. 그립고 조금 화가 났으며 누구도 탓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저 고양이를 안고 멍하니 티브이만 바라보았어요.
4. 버려지는 달 (Feat. Dubinvain, 장희정) / The abandoned moon
- 마지막에 작업한 곡입니다. 12월, 어서 지나가고 사라지기를 바랬습니다. 하루가 짧은 듯 길었어요.
모두가 웃으며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조금 서럽고 아쉽지만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동찬 (Dongcha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