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ID 혹은 DISCO-VID]
우리 모두는 작가다. 음악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창작활동을 하고 세상에 메시지를 던진다. 불고기디스코의 경우엔 소설보다는 수필형 작가로서 밴드를 구성하는 멤버 개개인들이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첫 EP 앨범 'BULGOG!D!SCO'를 발매한 지 어언 1년,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가장 많이 한 이야기는 단연코 작금의 '코로나 사태'가 어서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이는 비단 앨범 발매 기념 첫 단독 공연을 굉장한 흥행 속에 마친 뒤로 오프라인 공연을 할 수 없었던 신생 밴드로서 음악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만의 희망이 아닌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간절한 소망이었을 것이다.
그 마음과 그 이야기를 녹여낸 음악들 중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곡들을 모아 불고기디스코의 DISCO 앨범을 엮어냈다. 우리 모두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그래서 더욱 웃음이 힘들고 춤이 힘들어진 COVID-19 바이러스 시대를 향해 던지는 두 번째 EP, [DISCOVID] 앨범을 선보인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다시 춤출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앨범의 문을 여는 첫 번째 트랙 '김칫국'에서는 무엇이든 간절히 바란다면 정말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한국의 정서로 풀어냈다. 우리에게 '2020 인디스땅스' 1위라는 쾌거를 안겨준 근간은 바로 이 김칫국 정신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상상하며 또다시 김칫국을 마시고 있다. 불고기디스코의 정서와 교차점을 갖는 래퍼 뱃사공의 피처링을 얹어 비로소 완성되었다.
이어지는 '숨타령'은 타령의 장단과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는 레게의 형식을 차용하여 마스크 따위 쓰지 않아도 되는, 더 나아가서는 그 무엇도 숨을 조여오지 않아 마음껏 맑은 공기로 숨 쉴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며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위로와 공감, 모든 것이 나아지길 기원하는 마음은 인류가 음악을 갖게 된 이후로 늘 함께 해온 가장 소중한 주제다. 선공개 싱글로 선보인 바 있는 ‘alright!’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기존의 미디 프로그래밍 버젼에서 밴드 실연 버젼으로 대체되며, 더욱 선명하게 그려지는 맛있는 소리에 춤을 춘다.
앨범명을 DISCOVID로 정한 뒤, 문뜩 떠오르는 한 음악이 있었다. 그 곡의 제목은 'audio, video, disco'로, 멋진 음악만큼이나 뮤직비디오 또한 근사하게 잘 만들어져 깊은 인상을 남긴 곡이었다. 음악을 기록하는 일을 직업 삼아 살아왔지만 영상의 시대에 살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불고기디스코는 사운드 엔지니어를 멤버로 두고 있고, 스튜디오 작업과 라이브 음향까지 오디오 작업 일체를 밴드 스스로 해낼 수 있음을 선보인 바 있다. 이제는 audio와 disco에 video를 덧붙여 시대에 맞는 밴드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써 ‘alright!’의 비디오 역시 밴드의 자체 제작으로 담아냈다. 불고기디스코의 DISCO-VIDEO는 이제 시작이다.
글 / 허정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