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5회 ‘홍대앞 인디뮤직’ 곡소개
명동, 신촌, 이태원을 거친 한국 청년 문화의 역사는 1990년대에 이르러 홍대앞에서 만개했다. 그 전의 언더그라운드 문화와는 달리 '실력'보다는 '태도'를 중시했고, 카피곡보다 자작곡으로 승부했다. 전통적인 록이나 블루스가 아닌 펑크와 모던 록으로 새로운 물결을 이끌었다. 사람들은 이 생경한 뮤지션들을 인디라 불렀다. 메이저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은 '독립 레이블(independent lable)'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홍대앞 라이브 클럽 붐과 더불어,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을 일컫는 말이 됐다.
1990년대 탄생한 홍대 인디씬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청년 문화의 주요 지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20년을 훌쩍 넘기는 시간동안 펑크, 모던록을 거쳐 포크, 일렉트로니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등장했고 이제는 '인디'라는 말이 처음 도입됐을 때와는 다른 의미가 됐다. 즉, 자신이 직접 음악을 만들고 부르며, 공연 중심으로 활동하는 뮤지션을 일컫는다.
크라잉 넛부터 새소년까지, 20여년동안 홍대앞을 지켜온 뮤지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방송사상 최초이자, 인디씬 전체의 역사를 통틀어서도 희귀한 일이다.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5회에서는 초창기 인디신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1990년대 홍대앞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한국의 인디 음악이 어떤 변천사를 거쳐왔는지를 출연자들의 토크와 관계자들의 인터뷰로 재구성한다. 그들의 퍼포먼스로 온갖 희귀 영상들로 인디씬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재구성 한 세대동안 인디 음악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5회 / 한국인디음악 (Korean Indie Music) part1
1. 크라잉넛 - 말달리자
(작사 이상혁 / 작곡 이상혁 / 편곡 크라잉넛 / 연주 크라잉넛 / 보컬, 기타 박윤식 / 기타 이상면 / 베이스 한경록 / 드럼 이상혁 / 아코디언, 키보드 김인수 / 믹싱, 마스터링 김동훈)
한국 최초의 펑크곡이자 인디씬의 첫번째 히트곡인 ‘말달리자’는 1996년에 처음 발표됐다. 그 해 여름 사전심의제도가 철폐된 직후 발매됐기에 ‘닥쳐’를 비롯한 거친 단어들이 들어간 가사가 무사히 실릴 수 있었다. 그렇게 나온 ‘말달리자’는 홍대앞의 송가에서 1998년 크라잉 넛 1집 발매이후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다. 노래방의 마지막 곡으로 ‘말달리자’를 선택한 후 모두가 소리치며 노는 것이 유행이었을 정도다.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 K]에서 동료와 후배들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크라잉 넛은 순식간에 녹화장을 페스티벌 현장으로 바꿔 놓았다.
2. 노브레인 - 넌 내게 반했어
(작사 이성우 / 작곡 정민준 / 편곡 노브레인 / 보컬 이성우 / 기타 정민준 / 베이스 정우용 / 드럼 환현성 / 믹싱, 마스터링 김동훈)
멤버 교체로 방황기를 겪던 노브레인이 새로운 기타리스트 정민준을 맞아들여 2004년 발표한 노래이자 커리어 재반등을 가능하게 했던 곡. 발매당시에도 케이블TV를 중심으로 적잖은 반응을 얻었고 영화 [라디오스타]에 쓰이며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노브레인을 대표하는 곡이자 다소 침체기를 겪던 2000년대 중반의 인디씬에 다시 한 번 활력을 불어넣었던 노래이기도 하다. 정민준이 손을 푸는 차원에서 연습삼아 치던 기타 리프를 보컬 이성우가 듣고 함께 완성한 일화를 갖고 있다.
3. 잔나비 - 고백
(원곡 델리스파이스 / 작사 김민규 / 작곡 김민규 / 믹싱, 마스터링 김동훈)
‘차우차우’로 데뷔한 델리 스파이스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노래다.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H2]에서 영감을 받아 2002년 5집 [Espresso]에 수록했다. 잔나비는 무명 시절 버스킹을 하면서 종종 이 노래를 불렀는데,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곡이라고 회상한다. 거리에서 부르던 잔나비의 ‘고백’을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 K]에서 최정훈의 촉촉한 목소리로 다시 들을 수 있다. 21세기초, 소년소녀의 정서를 담고 있던 1세대 밴드의 곡을 인디씬의 새로운 대세가 재해석하는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4. 브로콜리 너마저 - 앵콜요청금지
(작사 윤덕원 / 작곡 윤덕원 / 편곡 윤덕원, 류지, 잔디)
장기하와 얼굴들, 10센치, 국카스텐, 검정치마와 더불어 인디 르네상스를 이끈 브로콜리너마저의 데뷔곡. 2007년 발매된 동명의 데뷔 [EP]에 담겼다. 라이브 클럽에서의 활동 경력이 많지 않았기에 =발매 당시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더니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의 푸시로 큰 화제가 됐다. 그 결과, 브로콜리너마저는 라디오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좋은 멜로디와 좋은 노랫말이 있다면, 화려한 보컬과 연주가 없어도 충분히 명곡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곡이기도 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