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월간 윤종신] Repair 1월호 ‘잘 했어요’(With 정준일)
2021년 [월간 윤종신]은 기존에 발표되었던 곡을 새로운 편곡으로 다시 선보이는 ‘리페어’ 프로젝트로 꾸며진다. 2013년에 진행되어 큰 사랑을 받았던 ‘리페어’ 프로젝트의 시즌 2인 셈이다. 시즌 2의 첫 시작을 알리는 곡은 윤종신 8집 [헤어진 연인들을 위한 지침서]에 수록되어 있는 ‘잘 했어요’. 2011년 6월호 ‘말꼬리’와 2014년 10월호 ‘고요’에 참여하며 [월간 윤종신]과 남다른 인연을 만들어온 정준일이 다시 한번 참여했다. 정준일은 윤종신이 이번 ‘리페어’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윤종신은 선곡 단계에서부터 정준일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했고, 정준일은 자신에게 와닿는 곡을 추리고 추린 끝에 ‘잘 했어요’를 선택했다.
“‘잘 했어요’가 들어 있는 8집 앨범은 통으로 좋아했어요. 듣자마자 흡입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노래가 크다고 해야 할까. 뒤로 갈수록 펼쳐지는 분위기잖아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그런 음악을 좋아했었거든요. 그리고 솔직한 가사. 윤종신 선배님의 다른 가사들처럼 이 곡 역시 에둘러 말하지 않잖아요. 그게 좋았어요. 감정을 정확하게 집어서 전달해주는데, 그게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내 얘기처럼 느껴지게 하거든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죠.”
윤종신은 원곡을 녹음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모든 노래를 슬프게 듣고 슬프게 만들던 시절’이었다고 말한다. 하림(작곡)이 처음 이 곡의 데모 버전을 들려줬을 때도 멜로디가 너무 슬픈 나머지 세레나데 성격이 짙었던 원래의 가사를 지우고 처절한 이별 가사를 새로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이 곡은 8집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고려됐을 만큼 제작진의 지지를 받았으나, 실제 사연이 담긴 가사는 아무래도 자주 부르기 어렵겠다는 윤종신 본인의 판단에 따라 수록곡의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Annie’가 되었다) 윤종신은 이 곡의 노랫말이 자신이 쓴 어떤 가사보다도 찌질하다고 이야기한다. 사랑을 떠나보내고 진심으로 소리 내 울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체득할 수 있는 바닥의 정서.
“정준일 버전의 ‘잘 했어요’는 우아해요. 제가 부른 게 사실적이라면 준일이가 부른 건 기품이 있죠. 사실 준일이가 이 곡을 부른다고 했을 때 좋았어요. 왜냐하면 이 곡은 지금의 저와는 많이 멀어진 감정을 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 노래는 준일이의 노래이기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준일이의 리페어 버전이 널리 퍼져서 많은 분들에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1월호 이야기]
“참 잘 했어요, 모두 다, 건강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