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LAMB(배드램)의 두번째 싱글 [Gula]
탐욕의 본질은 무엇인가?
카톨릭 7대 죄악 중의 하나로 라틴어 [Gula]는 본래 식탐, 즉 음식에 대한 규정에서 시작했다.
인구에 비해서 식량은 턱없이 부족했던 과거에 필요 이상의 식탐을 채운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는 굶어야 함을 의미하였고 이는 개인의 부당한 욕심으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입는 반사회적 죄악에 해당하는 일이었다.
'식량이 부족한 극한의 상황에서의 생존을 위한 행위'는 오늘날 생물의 본능적인 '사는 의지'를 가리키거나
운동과 관성에 관한 여러가지 형이상학적 이론으로 알려진 라틴어 'Conatus'와도 연결이 되는데 단어의 원의는 노력, 충동, 경향, 성향, 약속 등으로 번역되며
심리철학이나 형이상학에서 사용된 서술어로 사물이 스스로를 계속 높이려는 경향을 말한다.
르네상스 이전 토마스 아퀴나스는 Conatus의 동의어로서 식욕을 의미하는 라틴어 'Appetitus'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철학과 과학의 분리 이후 근대물리학에서 Conatus는 관성이나 운동량 보존법칙이라는 보다 전문적인 개념들로 대체되었다.
'게으르다, 쉬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iners'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는 관성(Inertia)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이 없을 때 물체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이러한 맥락을 통해 탐욕의 본질을 자연계 현상인 관성에 비유하여 정리해 보자면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착취하려는 노력과 그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으로 감히 해석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구상에선 마찰력, 공기의 저항, 중력 같은 것이 관성이 유지되지 못하게 한다. 이런 힘들은 관성을 상쇄하여 물체가 결국은 정지하게 만든다.
[Gula]라는 제목을 가진 이 노래는
외력의 저항이 없는 세계에서 무한한 등속 운동의 꿈을 꾸는 관성과 그 관성을 상쇄하는 저항에 관한 노래이다.
탐욕을 충족하는 유일한 방법은 중력과 마찰력, 저항이 없는 공간에 홀로 고립되는 것 뿐이다.
탐욕을 채우고자 분투하는 이들의 생존 본능에 우주의 기운이 함께 하기를. .... ....